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앞으로 마약사범 2만~3만명을 더 죽일 수 있다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8일(현지시간) 필리핀 ABS-CBN방송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고향인 민다나오섬 다바오시에서 “마약을 퇴치하기 위해 희생자를 3배로 늘릴 수 있다”며 “2만~3만명을 더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에는 마약 복용자 최소 300만명이 있다. 나라를 망치는 마약사범을 죽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두테르테 취임 이후 경찰과 자경단에 살해된 마약사범은 4000명에 달한다.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정당한 사법절차 없이 시행되는 처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두테르테는 욕설을 중단하겠다는 깜짝 선언도 했다. 그는 27일 일본 방문을 마친 뒤 귀국편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하늘에서 욕설을 멈추지 않으면 비행기를 당장 추락시키겠다는 목소리를 들었다”며 “앞으로 욕설을 내뱉지 않기로 신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박수 갈채가 터지자 두테르테는 “박수를 너무 많이 치면 약속을 파기할 수 있다”고 농담을 했다. 두테르테는 교황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개자식’ ‘지옥에 떨어질 놈’이라고 욕을 해 외교적 마찰을 빚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