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무덤, 수백년만에 공개

입력 2016-10-28 15:23
지난 27일(현지시간) 복원 전문가들이 이스라엘 예루살렘 성묘교회에서 예수 무덤의 대리석판 제거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AP뉴시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사망한 뒤 사흘 간 안치된 곳으로 알려진 무덤이 수백 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묘지 복원을 위한 프로젝트 작업을 위해서다. 무덤은 1555년 대리석으로 봉쇄된 이후 지금까지 유지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성묘교회’에서 기독교 공동체의 허가를 받은 전문가들이 예수의 묘지를 복원하기 위해 예수의 시신이 있던 장소로 알려진 곳을 봉인한 대리석 판을 들어 올렸다.

전문가들은 도르래로 대리석 판을 들어내니 아래에 공간을 메우는 잔해가 층층이 쌓여있었다고 CBS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이 잔해들을 치우고 나자 또 다른 대리석 판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대리석 판은 회색으로 작은 십자가가 새겨져 있었으며 한가운데에는 금이 있었고 아래에는 희끄무레한 막이 있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고고학자 프레드리크 히베르트는 이 대리석 판이 12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히베르트는 “이게 원래 있던 석판이다. 믿을 수가 없다. 더 봐야 할 것이 많다”며 “분석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결국에는 예수의 몸이 놓였던 돌의 본래 표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부풀렸다.

복원팀의 선임과학감독관 안토니아 모로폴루도 “가로 91㎝, 세로 152㎝ 정도의 대리 석판을 들어내는 것이 복원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투입된 전문가들은 이번 복원 작업·분석을 통해 묘지의 원래 모습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복원은 그리스 아테네 국립공과대의 그리스 유물 보존팀 등이 맡고 있다.

성묘교회의 외부 전경. 위키피디아

성묘교회 내부의 그리스도의 무덤이 있는 자리의 '에디큘(Edicule, 작은집)' 전경.

성묘교회는 전 세계의 관광객과 성지순례자들이 찾는 명소다. 로마제국 시절 콘스탄틴 황제가 325년에 건립했으나 이슬람 세력이 1009년 구조물을 파괴했다. 지금의 교회당 형태는 12세기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재탈환하며 복원한 이후 모습이다. 

교회는 로마 가톨릭을 비롯해 그리스정교회, 아르메니아교회, 에티오피아정교회, 이집트 콥트교, 시리아 정교회 등 범 기독교 6개 종파가 구역을 나눠 공동 관리하고 있다. 이들 교파들은 이곳이 중요한 성지라는 점을 감안해 60시간만 작업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올해 초 시작된 이번 복원 프로젝트에는 50명의 전문가가 참여했으며, 약 400만 달러(약 46억 원)가 투입된다. 복원 프로젝트는 내년 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