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수(53) 전 특별감찰관은 28일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를 감찰하다가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이날 오후 1시50분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감찰 내용 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조사실을 향하기 전 기자들을 만나 '최씨 감찰과 사표 수리와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건 수리한 쪽에서 알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미르재단 등에 대한 내사를 벌인 바 있느냐'는 질문에도 "검찰에서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한다고 하니까 조만간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지난 8월 조선일보 기자에게 감찰 진행 상황을 알려준 혐의로 고발당했다. 그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에서 담담하게 조사를 잘 받도록 하겠다"고만 답했다.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고검장)은 이 전 특별감찰관을 상대로 감찰 당시 언론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감찰 내용을 외부에 누설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MBC는 지난 8월16일 이 전 특별감찰관이 조선일보 기자에게 감찰 대상과 감찰 이후 처리방침 등을 누설한 정황을 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보도에서 "이 특별감찰관이 특정 언론사 기자에게 '감찰하고 있는 대상은 우 수석 아들과 가족 회사 정강이다', '우 수석이 계속 버티면 검찰이 조사하라고 넘기면 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특별수사팀은 MBC 측으로부터 보도 근거가 된 자료 일부를 제출받은 상태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당시 "어떤 경우에도 언론과 접촉하거나 기밀을 누설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만으로는 사퇴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정부의 방침 아니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이 특별감찰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자 지난 8월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9월23일 사표를 수리했다.
특별감찰관실은 지난 8월 우 수석에 대해 서울경찰청 차장 운전병으로 근무 중인 아들의 이른바 '꽃보직' 논란과 관련해선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고, 가족회사인 정강과 관련해서는 횡령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다.
이 감찰관은 또 지난 7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이사장을 1억원대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최근엔 이 전 특별감찰관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의혹을 내사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이 전 특별감찰관에 대한 의혹 제기와 청와대의 사표 수리 배경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사진=윤성호 기자, 글=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