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용수들이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폐막한 제7회 바가노바 발레 콩쿠르 남녀 시니어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부문의 이상민(18·한국예술종합학교 1), 여자 부문의 이수빈(18·한국예술종합학교 2)이 나란히 1위에 올랐다. 여자 부문에선 박선미(16·선화예고 2)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29일 마린스키 극장에서 열리는 갈라공연 무대에 설 예정이다.
바가노바 콩쿠르는 27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발레학교인 마린스키 발레단 부설 바가노바 아카데미가 주최한다. 발레학교에 재학중인 15~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1988년 설립됐으며 1995년부터 국제 대회로 바뀌었다. 바가노바 아카데미의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2006년 이후 열리지 않다가 러시아 정부의 후원 아래 10년만인 올해 부활했다. 올해 콩쿠르에서 여자는 시니어와 주니어로 나뉘어 열렸고, 남자는 시니어만 열렸다. 바가노바 아카데미 출신으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역임한 발레리노 김현웅이 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 포함됐다.
역대 우승자로는 율리아나 로파트키나(1990),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이고르 콜브(1995), 폴리나 세묘노바·예카테리나 크리사노바·미하일 로브킨(2002)·바딤 문타기로프(2006) 등이 있다. 한국 출신으로는 2006년 제6회 콩쿠르에서 신승원(국립발레단)-윤전일(전 국립발레단)이 최우수 2인무상, 이은원(워싱턴 발레단)이 엘레강스상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우승한 이상민과 이수빈은 일찌감치 차세대 스타 무용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상민은 지난해 2월 베를린 국제 무용 콩쿠르 고등부 2위에 이어 올해 4월 러시아 페름 아라베스크 발레 콩쿠르 시니어 부문 2위에 올랐다. 또 이수빈은 지난 2014년 불가리나 바르나 콩쿠르에서 주니어 부문 그랑프리를 포함해 3관왕을 차지했다. 이수빈은 불가리아 국립 소피아발레단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마린스키 극장 연해주 무대 소속 발레단의 초청을 받아 주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