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 롯데 SK 등에 거액 요구

입력 2016-10-27 20:53
26일 최순실씨와 관련된 미르재단, K스포츠 압수수색이 시작된 가운데 K스포츠 사무실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물품을 차에 싣고 있다. 이병주 기자

최순실씨가 설립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이 올 상반기 롯데, SK그룹 등 재벌에게 재단출연금 외의 거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을 겪던 롯데그룹의 경우 K스포츠 재단에 실제로 70억원을 냈다가 나중에 돌려받았다.
 27일 재계와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롯데측은 지난 3월 K스포츠재단과 만나 체육인재 육성사업 후원 명목의 자금 지원을 요청받았다. 롯데는 당초 35억원 지원의사를 밝혔으나 5월쯤 70억원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씨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수석이 개입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으로 검찰 내사가 진행되던 시점이었다. 
 70억원은 그러나 재단에 입금된 지 10여일이 지난 5월 말 롯데쪽으로 전액 반환됐다. 롯데측은 “재단측에서 부지매입이 잘 되지 않는다며 돈을 그대로 보냈다”고 해명했다.
 SK그룹 역시 지난 2월말 K스포츠재단 측으로부터 80억원 투자 유치 제안을 받았다. 투자 명목은 체육인재 해외 전지훈련 예산지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과정에서도 안 수석의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재단 관계자는 3월 말과 4월 중순 두차례 더 SK를 찾아갔다. SK는 그러나 사업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투자금액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투자금 축소를 요구했다. 재계 관계자는 “4월에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어버이연합 지원이 드러나면서 재계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  K스포츠재단 지원에 대한 SK그룹 내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최순실 측에서 “받지 않는 것으로 하자”는 입장으로 돌아섰고 결국 SK의 지원은 실행되지 못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