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개인사업 일지에 김상률·안종범·김종 등장

입력 2016-10-27 17:12 수정 2016-10-27 18:00
JTBC 화면 캡처

현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0)씨의 개인회사인 더블루케이의 사업 과정에 청와대와 정부 고위 관료들이 조직적으로 지원한 정황이 나왔다. 더블루케이 초대 대표이사 조모(57)씨는 27일 국민일보 기자를 만나 자신이 대표로 재직할 때 기록했던 일일 업무일지를 공개했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의 이름이 등장한다.

일지를 보면 지난 1월 12일 대표가 된 조씨는 같은 달 20일 김상률 당시 교문수석과 서울 중구 달개비식당에서 오찬 미팅을 한 것으로 돼 있다. 그 전날 김 수석이 청와대에서 조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20일) 정오에 식당으로 나오라”고 통보했다. 조씨의 보고를 받은 최씨는 “K스포츠재단 박헌영 과장과 같이 참석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식사 자리에서 조씨는 김 수석에게 더블루케이가 추진하던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스포츠단 창단 문제 등 사업 내용을 설명했다. 조씨는 이에 앞서 같은 달 18일 최씨의 지시를 받고 K스포츠재단 현판식에도 참석했다.

그는 1월 26일 문체부 김 차관도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만났으며, 김 차관은 GKL 선수단 창단 문제에 대해 물어봤다고 일지에 적었다. 김 차관과의 회동은 2월 25일에도 같은 호텔에서 있었다.

더블루케이 측이 3월 8일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등과 함께 스위스 업체와 미팅을 하는 자리에는 안 수석과 김 차관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씨는 더블루케이가 정상적인 사업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고 판단돼 2개월 만에 대표를 사임했다고 했다. 검찰은 26일 조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27일 새벽까지 조사를 벌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