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한 테러 대응과 높은 실업률로 지지율이 바닥이던 프랑수아 올랑드(62)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발간된 대담집 관련 설화로 결정타를 맞았다. 대통령이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으면서 집권 사회당은 내년 상반기 대선과 총선에서 전멸할 위기에 처했다.
르몽드 기자 2명이 대통령 재임 5년간 올랑드와 가진 61차례 인터뷰와 사적인 대화를 책으로 엮어 지난 12일 펴냈다. ‘대통령이 이걸 말하면 안 되는데’라는 제목처럼 책에는 올랑드의 지나치게 솔직한 속내가 담겼다.
그는 대담에서 우파 정적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뿐 아니라 사회당 동료도 헐뜯었고, 사법부를 “겁쟁이들로 가득하다”고 비난했다. “우리나라에 없어야 될 이민자가 너무 많고, 이슬람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좌파 대통령답지 않은 발언도 쏟아냈다. 이는 거센 역풍을 불렀다.
내년 4월 대선과 6월 총선까지 참패가 예상되자 사회당은 올랑드의 재선 도전을 배제하고 대안 찾기에 나섰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마뉘엘 발스 총리, 마르틴 오브리 릴 시장, 경제장관을 지낸 아르노 몽트부르·에마뉘엘 마크롱이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당 제1서기 장 크리스토프 캉바델리는 “대선 후보로 발스 총리가 올랑드 대통령보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로는 사회당 인사 중 내년 대선 1차투표를 통과할 후보는 아직까지 없고 우파 제1야당인 공화당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다음달 20일 경선을 치르는 공화당에선 알랭 쥐페 전 총리가 사르코지 당수를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