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이라고 불리는 비서관들이 밤만 되면 서류보따리를 들고 청와대 밖으로 나갔다.”
2년 전 국회에서 이같은 의혹이 제기됐다. 대통령 연설문 사전유출 사건을 미리 예견한 지적이었다. 당시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7일 “그 당시에 국정운영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고위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에 당선된 직후에 (대통령 서면보고 등) 문제를 좀 시정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저한테 얘기가 있었다”며 “운영위가 열렸고 당시에 문고리 3인방이라고 하는 분 중에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나왔기 때문에 그분에게 이걸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당시 제보에 대해 박 의원은 “국정운영에 있어 장관들이 대통령의 대면보고가 차단되고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서류로 올리라고 한다. 그런데 이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나 하고 좀 살펴봤더니 흔히들 문고리 3인방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밤에 서류를 들고 어디론가 간다. 밤에 인사 문제라든가 아니면 정부 각 부처의 중요한 문제들이 결정돼서 오는 것 같다. 이건 굉장히 심각한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제가 어떻게 청와대 서류를 집으로 가져가냐 이렇게 바로 질문을 했다. 왜냐하면 그것 자체가 불법이다. 그랬더니 이분(이재만 총무비서관)이 말을 그때부터 바꿔서 자기가 읽던 책을 가지고 갔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1994년 박 대통령을 기자 신분으로 인터뷰한 내용도 소개했다. 그는 “제가 최태민씨와의 관계를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그 당시에 박근혜 이사장이 ‘청와대 시절부터 알았던 분이다. 그리고 저의 사회활동에 큰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를 했다. 94년 인터뷰 내용으로 봐서는 그당시에도 이 최태민씨에 대한 마음의 의존이라는 것이 컸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정윤회 비서실장하고 제가 인터뷰 때문에 몇 번 연락도 하고 만나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그당시에 보면 이 정윤회 비서실장이 옆에서 박근혜 의원의 워딩을 굉장히 꼼꼼하게 챙기고 의논하고 하는 그런 것을 제가 옆에서 봤었거든요. 그런 걸로 봐서는 최태민씨와 그 딸 최순실 그리고 또 남편 정윤회라는 분들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강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요. 여러 가지로 봤을 때 종교적인 그런 것도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추측도 가능하지 않나 이렇게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