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희망’을 이야기했다. 이 총재는 ‘Hope for the best, prepare for the worst’란 영국 속담을 언급했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면서 최선에 대한 희망을 놓지 말라는 격언이다. 이 총재는 “경제학에 자기실현기대가 있다”라며 “비관적으로 인식하면 미래를 더 어둡게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한국은행이 보내온 이 총재 경제동향간담회 모두 발언 전문.
어제 한국은행이 3/4분기 GDP 발표했잖아요. 0.7% 나왔는데, 물론 0.7%가 만족스럽지는 않지요. 그렇지만 어려운 여건 하에서 정부가 정책적 노력을 기울였고, 그에 따라서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유지하여 왔습니다. 앞으로도 과연 우리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느냐, 거기에 대해서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실 기업구조조정이라든가, 갤럭시노트7 생산중단, 청탁금지법도 시행되고, 호조를 보이던 건설경기도 둔화될 가능성, 대외적으로 보면 보호무역주의가 날로 높아지고 있고, 브렉시트라든가, 불확실성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 나가느냐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관건이라고 보는데.
제가 어제 그제 월, 화 이틀간 지역본부 업무 독려차 울산하고 포항을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기반이 있는 곳이 아니겠습니까. 울산과 포항을 방문해서, 울산에서는 조선·자동차·석유화학, 포항에서는 철강업체 관계자들을 만나서 업계의 현황이 어떻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많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그 업종들이 주력산업인데, market share도 최근에 조금 떨어지는 것 같고, 그 이유가 글로벌 수요부진, 공급과잉. 현재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개별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경영합리화를 상당히, 강도있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산업별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밑그림을 가지고, 개별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노력과 함께, 그 업체들과 긴밀히 협의해 가면서 구조조정을 경제논리에 따라서, 정치 일정이 많지만, 일관성있게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울산 포항 가서 느낀 소회입니다.
제가 작년에도 한 번 언급한 바가 있는데, 영국 속담에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되 최선의 상황에 대한 희망을 놓지 말라’는 것이 있습니다. Hope for the best, prepare for the worst.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가 위험관리 요인들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고 대응해야 하겠지만, 앞으로의 희망도 버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언젠가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만, 지금 이 상황에 딱 맞는 자세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경제학에 자기실현적 기대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그 말이 나타내듯이 비관적으로 인식하게 되면 미래를 더 어렵게 하니까, 지금 이 시점에서 국민들이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대내외 여건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그 바뀌는 것이 우리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과 공유하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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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