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또 도박사이트 운영에 가담해온 B씨(30·종업원) 등 12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사이트 운영을 통해 800억원 상당을 챙긴 불법 도박사이트 회장 B씨(42) 등 15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 1월부터 지난 7월 26일까지 일본, 미국 등에 서버를 두고 해외 축구, 야구, 농구 등의 경기를 중계하는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 8개를 개설한 뒤 1회당 최소 5000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베팅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3조4000억원을 입금받아 140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은 단속현장에서 현금 5만원권 13억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지난 2월부터 불법 도박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국내 사장 및 해외 종업원 등 대규모의 인원이 8개 사이트 운영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을 추적해 순차적으로 140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지난 7월 26일 필리핀에 파견된 한(韓)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에게 위성사진 및 상세주소지를 보내 필리핀 이민국 협조를 받는 방법으로 도박 사무실을 급습해 해외 종업원 17명까지도 검거해 강제추방된 7명 중 5명을 구속하고 2명은 불구속입건했다. 송환대기 중인 10명도 강제송환할 예정이다.
이들은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통해 실업상태의 청년들을 종업원으로 유인하는 수법을 썼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에 “해외근무 가능, 월 200만원, 주 5일 근무, 고졸이상”라는 광고로 청년실업자들을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경기 분당에 교육장을 차려놓고 사이트의 경기등록 등의 근무방법을 훈련시키고, 불법 범행사실을 숨기기 위해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 확인서 등을 담보로 받아 필리핀으로 보낸 뒤 필리핀에 도착하게된 종업원들의 여권을 빼앗아 신고나 도주방지에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사회 경험이 없는 청년들에게 “매월 200만원과 3개월마다 20만원씩 올려주겠다”며 “매출실적 향상시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무료 숙식제공 및 학원수강 혜택도 준다”고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또한 이들에게 일정기간 성실히 근무하면 관리자급인 실장으로 승진시켜주고 성과급 등 인센티브를 준다고 동기부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은 회장, 사장, 이사, 실장, 관리자, 종업원 등 조직체계를 갖추고 회장은 필리핀에 도박사이트 8개를 개설해 놓고 각 사이트를 책임지고 운영할 사장(지분사장)과 그 아래 이사와 실장을 둬 이들이 각 사이트별로 일할 종업원들을 선발토록 했다.
사장들은 자신이 담당한 사이트의 종업원을 선발해 그 중 제일 선임자를 관리자로 둬 종업원들의 동태를 관리하고 매일매일 수입현황을 보고 받고서 수익에 따라 사이트의 관리자 및 종업원들을 격려 및 채근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사나 실장들은 국내로 환전을 통해 돈이 입금되면 각 사이트별로 배분해 각 사장급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경찰관계자는 “20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장(44)은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친동생을 끌어들여 오랜기간 도박자금을 관리하는 실장, 이사 등으로 범행에 가담시켜 별도의 사이트를 분양하고, 무직자였던 자신의 매형도 관리자인 이사로 고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로 고용된 매형(42)은 사이트 회원과 총판 명단을 몰래 빼돌려 7개의 도박사이트를 추가 개설해 확대 운영하게 되면서 총회장으로 성장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