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에 대해 연일 특종 보도를 하고 있는 JTBC의 손석희 보도 담당 사장이 지난 25일 보도국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공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손 사장은 이메일에서 직원들에게 겸손과 자중을 강조했다. 최순실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보고 수정했다는 보도 이후 또 다시 가장 주목받는 방송사가 됐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채널에 대한 관심은 곧바로 구성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집니다. 겸손하고 자중하고 또 겸손하고 자중합시다.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그렇게 해야 합니다. 취재현장은 물론이고, 길가다 스쳐지나는 사람들에게까지도”면서 “사실 이건 가장 신뢰받는 뉴스로 꼽힐 때부터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제 자신이 잘 실천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JTBC맨이라면 이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라고 적었다.
손 사장은 정권을 뒤흔들고 있는 보도로 큰 관심을 받는만큼 예기치 못한 반발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며 직원들의 겸손한 몸가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보는 눈이 많고 듣는 귀도 넘쳐나니 언제든 시비거리가 있으면 엄청나게 큰 반발로 우리를 덮쳐 올 것입니다. 게다가 금주 들어 내놓고 있는 단독보도들은 사람들을 속 시원하게 하는 면도 있지만 동시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자괴감에 빠지게도 하는 내용들입니다. 우리는 본의 아니게 사람들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상실감을 던져주고 있기도 한 것입니다”라며 보도가 불러온 파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태도는 너무나 중요합니다”라고 썼다.
손 사장이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이날 JTBC '뉴스룸'의 시청률은 8.085%를 기록하며 종합편성채널은 물론 동시간대 지상파 뉴스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7.1%, SBS 8뉴스는 5.9%에 머물렀다.
JTBC는 이날 최순실에게 보고된 대통령의 문건에 미발표 외교, 안보, 인사정보 등 국가 기밀까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