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화장을 해도 유해를 집에 모시거나 강, 산, 바다에 뿌리지 말고 성스러운 곳에 묻을 것을 권고했다. 여전히 화장보다는 매장을 권하지만 불가피하게 화장을 할 경우 땅에 묻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미국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교황청은 25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새 권고안을 전 세계 가톨릭 교회에 전달했다. NPR은 “시신을 매장해야 한다는 가톨릭의 기본 방침이 바뀐 것은 아니다”면서 “가톨릭은 여전히 화장보다는 매장을 권하지만 화장할 때 보다 나은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톨릭에서는 2000년 전부터 부활을 믿기에 시신을 훼손하지 않고 원 모습 그대로 매장할 것을 권고했다. 화장은 시신이 훼손될 수 있어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화장 인구가 늘자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에서 화장을 금지 목록에서 제외했다.
한국 가톨릭교회에게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를 허용한 것도 이때다.
하지마 화장을 한 뒤 집에 모시거나 외부에 뿌리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유해로 목걸이를 만들기도 해 문제로 지적됐다. 때문에 이번 권고는 화장을 허용하되, 금지된 행위를 세밀하게 지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