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드로 공항에 활주로 새로 만든다… 런던시민 찬반 논란 치열

입력 2016-10-25 23:56 수정 2016-10-26 11:14
영국 런던 시민들이 25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궁 앞에서 '제3 활주로 신설 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영국 정부가 계획안이 나온 지 13년 만에 런던 히드로 공항에 제3 활주로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BBC방송은 25일(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총리 내각이 공항 확장을 위해 히드로 공항에 활주로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1년간 협의를 거쳐 내년 말 의회 승인을 받으면 공사를 시작해 2025년 완공된다.

히스로 공항에 활주로가 추가되면 수용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항공편은 현재 48만편에서 최대 74만편까지, 연간 수용인원은 8000명에서 1억3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일자리 7만7000여개가 생겨 창출되는 경제적 이익이 610억 파운드(약 84조4000억원)에 달한다.

'공항 확장을 멈추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시위대가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사디크 칸 시장의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 시장은 대표적으로 제3 활주로 신설을 반대하는 인사다. AP뉴시스

크리스 그레이링 교통장관은 “정부가 중대한 결정을 내려 자랑스럽다”며 “공항 확장이 무역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런던에 접근성을 늘려 영국인을 비롯해 방문객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와 노동계에서도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은 반대했다. 그는 “실현되려면 갈 길이 멀다”며 활주로 신설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도 “히드로 공항 활주로를 늘리는 것은 영국과 런던을 위해 잘못된 선택”이라고 밝혔다. 존 소벤 그린피스 대표는 “공기오염을 일으키고 돈과 시간을 낭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