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국민들이 대통령 자격 의심하고 있다”

입력 2016-10-25 15:07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예산안을 설명하러 나와 개헌폭탄을 던졌습니다"라며 "국가의 근심거리가 돼버린 최순실, 우병우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었습니다"라고 했다.

 심 대표는 "국가 틀을 바꾸자는 엄청난 제안을 야당들은 엠바고 걸린 보도물을 보고 처음 접했습니다"라고 했다.

 심 대표는 "사실 개헌은 국정동력을 잃은 대통령들이 임기 말 만지작거리던 카드였습니다"라며 "그래서 대통령의 제안 자체가 놀랍지는 않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의 개헌 제안이 충격적인 이유는 그 뒤에 어른거리는 최순실의 그림자 때문입니다"라며 "레임덕을 부추길까봐 여권에서 개헌의 ‘개’자만 나와도 강력히 진압했던 대통령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 개헌하면 경제는 어떻게 살리나고 했던 대통령입니다"라며 "그런 대통령이 6개월 만에 말을 뒤집었습니다. 최순실의 신변이 위태로워지지 않았다면 없었을 일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심 대표는 "일개인의 안위에 따라 국가적 과제인 개헌이 발동되는 현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정작 더 큰 충격은 지난밤에 찾아왔습니다. 최순실의 컴퓨터에서 대통령 연설문, 국무회의 자료 등 청와대 보안문서를 대거 발견했다고 JTBC가 보도한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해당문서가 전달된 시점이 대통령의 실제 연설보다 앞서며, 일부는 수정 흔적도 있다는 것입니다"라며 "최순실이 박 대통령 연설문도 고쳐줬다는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가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기가 막힌 일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제 최순실 게이트는 단순한 권력형 비리 차원을 넘었습니다"라며 "대통령의 메시지는 고도의 통치행위입니다"라고 했다.

 심 대표는 "대통령 연설문 작성에 관여했다는 것은 최순실이 통치를 감수(監修)했다는 말입니다"라며 "우리 국민들은 최순실에게 그런 권한을 준 적 없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최순실게이트는 국정농단을 넘어 헌정문란입니다. 국민들은 지금 대통령의 자격을 의심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최순실, 우병우도 건드리지 못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을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라며 "대통령이 지금 할 일이 있다면 최순실 일당을 즉각 국내로 불러들여 철저하게 수사하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대한민국이 봉건사회가 아니라 21세기 민주사회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마지막 도리입니다"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