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잔류를 확정하려는 광주FC와 리그 강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접전을 벌이던 인천유나이티드 양 팀 선수들의 표정이 대조적이었다.
인천 선수들은 1인당 ‘승리수당’ 500만원 지급 소식에 90분 전·후반 경기 동안 젖 먹던 힘까지 냈다. 반면 광주 선수들은 25일 정기급여마저 지급되지 않는다는 비보에 맥이 풀렸다.
공방전을 거듭한 이날 경기는 결국 0-2 광주의 아쉬운 패배로 끝났고 실제 25일 광주FC 선수들의 손에 급여는 쥐어지지 않았다. 2010년 12월 창단 이후 줄곧 어렵사리 구단이 운영돼 왔지만 급여마저 체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시가 많은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창단한 시민구단 광주FC의 운영난을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 145만 광주시민들의 직·간접적 성원으로 닻을 올린 광주FC 창단에는 1만9068명의 시민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보탰다.
K리그 16번째 구단으로 탄생한 광주FC는 지난 8월 급여체불 위기를 은행대출로 겨우 막는 등 어느 해보다 재정난에 허덕여왔다.
하지만 정작 구단주인 광주시장이 팔짱 낀 채 손을 놓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난 3월과 7월 두 차례 “이긴 팀 구단기를 진 팀 축구장 꽂자”는 ‘깃발더비’를 통해 축구 흥행몰이에 앞장선 것과 대비된다.
예산문제가 당장 시급하다. 올해의 경우 광주시 총 지원예산은 60억원으로 같은 시민구단 3곳인 수원 92억원, 성남 80억원, 인천 75억원에 비해 턱없이 적다. 열악한 지역경제 여건상 기업후원금도 달랑 11억원으로 성남 100억원, 인천 55억원, 수원FC 23억원과 비교도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광주FC는 1부리그로 승격한 지난해의 경우 성남FC 운영예산 200억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90억원으로 근근이 살림을 꾸렸다. 이마저 올해는 71억원으로 군살을 뺐다. 메인스폰서를 구하지 못했고 기업후원도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
급기야 선수들이 창단 이후 처음 급여를 받지 못했는데도 광주시는 이날 지원예산 60억원 중 20억원을 12월 추경예산 때나 편성할 수 있다며 딴소리다.
이로인해 광주FC가 유망 신인선수 영입과 홍보 마케팅을 포기한 지는 벌써 오래됐다. 숙소인 클럽하우스와 전용구장은 물론 연습구장도 확보하지 못한 것도 당연지사다. 선수들은 힘겨운 2~3년간의 원룸 생활에 이어 80㎞나 떨어진 목포축구센터에서 셋방살이를 이어가고 있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 광주FC는 향후 남은 3경기 중 1경기만 이기면 2년 연속 1부리그에 잔류하게 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운영비가 해마다 바닥을 드러내는 마당에 더 이상의 뛰어난 성적을 기대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광주 체육단체 관계자 정모(50)씨는 “윤장현 구단주가 이재명 구단주의 10분의 1만큼, 아니 100분의 1만큼이라도 관심과 열의를 가진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