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4일 오후 도쿄대학교에서 대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가진 강연에서 “한일 관계 진전과 공동 번영 위해 일본 정치 리더들의 올바른 역사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일본의 정치시스템을 존중하나 일본 정치인들의 역사 인식과 태도에 큰 문제가 있다”며 “동아시아의 잠재력을 실현해 공동 번영하기 위해서는 일본 정치리더들이 양국 간 협력의 장애요인인 과거사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남 지사는 이어 한일 양국이 북핵과 미사일 위협의 최대 피해국으로서 안보 문제에 있어서 협력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미국 대선 과정에서 안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트럼프 후보의 의견에 동의하는 미국인이 많다. 이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제2, 제3의 트럼프가 등장해 이런 주장이 현실화 될 수 있다”며 “당장 미국도 일자리와 빈부격차로 다른 나라를 도와줄 여력이 없어지고 있다. 동맹이 영원할 것이라는 인식은 버려야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타 국가의 동맹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동맹으로 안보를 유지하는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
남 지사는 이날 강연에서 특히 경기연정과 공유적시장경제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피력했다.
남 지사는 “독일은 히틀러 패망 후 과거의 실패에 대해 철저하게 반성하며 연정이라는 정치시스템과 사회적 시장경제라는 두 개의 축을 가지고 유럽의 중심국가가 됐다”며 “경기도지사 취임 후 승자독식이라는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정을 시도했고, 대한민국 일자리 창출 43% 창출, 메르스 위기 극복 등의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왔다. 이제는 중도좌파적 노선인 제3의 길을 넘어 자유와 공유라는 근본 가치 하에 개인의 행복을 실현하는 제4의 길을 가야한다”며 “공유적 시장경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새로운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나의 정치 목표는 10개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경기도에서 대한민국 리빌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남경필 지사, “일본 정치 리더의 진정한 사과 있어야 한일 공동 번영”
입력 2016-10-24 23:28 수정 2016-10-24 2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