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누나의 천국 이야기 백 예순 번째 이야기
콜럼비아에 사는 십대 소녀 마갈리 곤잘레스 시에라는 또래 소녀들처럼 춤과 음악, 분홍색, 짙은 눈화장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소녀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그녀가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4일 한 페이스북 매체에 15세밖에 안됐지만 90세의 몸에 갇혀 사는 마갈리의 사연이 보도되면서 새삼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는 피부에 주름이 가득 잡혀 할머니처럼 보이며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갑니다.
마갈리는 허친슨 길포드 조로증이라는 매우 드문 희귀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이는 단백질A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유전 질환입니다.
아기는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급격히 노화가 진행됩니다. 체중이 감소하고 관절이 뻣뻣해지며 동맥경화로 인해 언제든지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머리카락도 빠져 가발을 써야 합니다.
조로증을 가진 대부분의 아이들은 13번째 생일 전에 죽습니다. 그러나 마갈리는 의사의 예상을 뒤엎고 15세까지 살아남아 매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그의 어머니 소피아(35)는 "마갈리가 15세까지만 살고 싶어했어요. 마갈리는 춤을 출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고 싶어합니다. 파티장을 풍선으로 장식하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파티를 열기를 원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갈리의 고향에서는 15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낀세아녜라'는 성인식이 있습니다. 마갈리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멋진 낀세아녜라를 보냈습니다. 그는 모든 친구들을 파티에 초대해 성대하게 축하했습니다. 파티 마지막에 아버지와 함께 춤을 추었습니다. 한 소녀가 꿈꿀 수 있는 최고의 파티였습니다.
초대받은 친구들은 마갈리의 소원대로 즐거운 댄스 파티를 즐겼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언니는 매우 자랑스러웠습니다.
마갈리의 생일파티 현장은 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마갈리는 꿈을 이루는 몇 시간 동안 자신의 병을 잊어버리고 15세 소녀답게 행복을 누렸습니다. 그가 이날 보여준 것은 늙어버린 겉모습이 아니라 어떤 시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이었습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