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부터 방영하는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는 혼자 술을 마시는 것을 즐기는 노량진 강사 등의 혼술 생활을 그려 내고 있다. 한국에는 이미 4가구 중 1가구가 1인 가구다. 혼자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게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시대다.
향후 소비트렌드도 혼술족, 혼밥족으로 대변되는 1인 가구 중심으로 빠르게 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도 카드사, 보험사 등 금융사들이 1인 가구의 소비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한국 일반가구 약 1900만 가구 중 520만 가구가 1인 가구였다. 2010년 조사치 414만가구보다 약 100만가구 증가했다. 1인 가구는 식사 방법도 다른 가구와 차이를 보였다.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3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남녀가 하루 두끼 또는 세끼 식사한다고 응답한 답변 비중은 각각 46.7% 였으나, 1인 가구는 하루 두끼 식사한다는 답변이 61.8%, 세끼 식사한다는 답변이 25.5%였다. 1인 가구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보다 외부에서 식사하는 것을 더 선호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나성호 연구위원이 24일 발표한 ‘국내 1인 가구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는 쇼핑장소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한국 성인남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쇼핑장소는 대형마트(81.5%)와 인터넷쇼핑몰(59.6%) 순이다. 하지만 1인 가구는 전체 평균보다 대형마트에 덜 가고(75.5%), 인터넷쇼핑몰(69.6%)를 더 이용했다.
나 연구위원은 1인 가구에 대해 금융권의 대응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1인 가구 급증이 금융회사들에게는 불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1인 가구가 주거비·의료비·식료품비에 더 많은 지출을 하기 때문에 저축이나 재테크 여력이 적다는 것이다.
1인 가구는 보험료 지출 여력도 상대적으로 낮다. 기존 ‘가족 사랑’에 무게를 뒀던 종신보험보다 저렴한 실손의료보험 연금보험으로 무게중심도 이동하고 있다.
카드사 역시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특정 업종 할인율을 늘리는 카드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공과금 자동이체 할인카드 혹은 해외여행 특화 할인 카드 등이 대표적이다.
은행의 수익 모델도 변할 수 있다. 나 연구위원은 “기존 은행이 전문직 고소득 종사자나 우량 기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저소득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인 가구 추세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어 빠르게 변하는 고객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