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자 때문에…" 호텔 직원 실수로 아들 살해범 '수사 혼선'

입력 2016-10-24 20:31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대구에서 중국교포인 40대 여성이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가운데 탐문수사 당시 호텔 직원이 실수로 범인의 이름을 잘못 입력해 경찰이 이 여성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 발생일인 지난 21일 오후 10시30분께 범인 전모(41·여)씨가 아들인 정모(7)군과 함께 투숙한 대구 수성구의 한 호텔을 탐문 수사했다.

경찰은 전씨의 남편 정모(47)씨로부터 오후 8시1분께 "아내가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등의 신고를 접수했다.

남편 정씨는 오후 8시26분께 직접 동대구지구대를 방문해 "아내의 자살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재차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정씨의 신고를 토대로 통신 수사를 벌여 마지막으로 전씨의 휴대전화가 꺼진 범어네거리 인근을 수색했다.

경찰은 같은날 오후 10시30분께 대구시 수성구의 한 호텔에서 탐문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호텔 투숙객 명단에서 전씨의 이름을 발견하지 못했다.

호텔 숙박명부에 사인한 전씨 이름 중 마지막 글자를 호텔 직원이 잘못 입력했기 때문인 것.

이에 경찰은 전씨를 찾지 못한 채 다른 방법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결국 전군은 다음날 자신의 어머니에 의해 살해된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특히 전씨는 남편과 이혼하면 아이를 양육할 자신이 없어 살해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전씨를 긴급 체포할 당시 전씨의 가방에서는 정군에게 먹인 것으로 보이는 수면제가 다량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의 남편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뒤 통신수사를 통해 전씨의 휴대폰이 마직막으로 꺼진 범어네거리 인근에 대한 탐문 수사를 벌였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호텔 직원이 전씨의 이름을 잘못 입력했다"며 "당시 경찰이 호텔 전체의 방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전씨는 지난 21일 오후 5시30분께부터 이튿날 오전 1시 사이 대구 수성구의 한 호텔에서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정군에게 수면제를 비타민제라고 속여 먹인 뒤 잠든 정군을 샤워가운 끈으로 목 졸라 살해했다.

전씨는 같은날 오전 11시께 집을 나선 뒤 이튿날 오전 2시께 숨진 아들을 안고 대구 신천동의 주거지로 귀가해 아이가 잠든 것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남편인 정씨가 아들의 이불을 덮어주려고 하자 전씨가 이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여 직감적으로 아들이 잘못됐다는 낌새를 느껴 경찰에 신고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