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위기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의 전략적인 의사소통이 보다 증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상하이 사회과학원 리 카이셩 박사는 24일 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소장 김영호)가 주최한 '핵무기의 확산과 아시아 핵안정‘이라는 주제의 국제학술회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리 카이셩 박사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회의에서 “북한의 핵위기가 심화됨에따라 중국과 다른 두 핵심적 행위자인 한국과 미국과의 사이에 입장차가 커졌다”며 “주요 행위자들 간 상반된 입장이 조율되지 않으면 한반도는 여전히 어두운 미래를 겪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리 박사는 “현재 주요한 과제는 이들 주요 행위자들 가운데 존재하는 이해관계의 수렴”이라고 덧붙였다.
리 박사는 한반도 사안에 대한 중국의 기본적인 입장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안정, 그리고 북한정권의 안정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에 대해서는 중국과 한국, 미국이 비교적 국가이익의 상반도가 크지 않지만 북한정권의 안정화에 대해서는 의견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중국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한의 대규모 난민 유입이나. 남북간의 충돌 가능성과 같은 예측하기 힘든 재앙적인 상황에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북한 정권의 안정화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중국에는 ‘완충지대(buffer zone)'으로서 중요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김정은 정권을 지키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관심을 갖는 것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촉구하고 중국의 1980년대처럼 경제적인 개혁을 통해 안정화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박사는 중국과 한국, 미국이 의견차를 완화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완화되고 관리되어야 하며, 한·중간 상호이해관계를 증진하고, 한·미·중 3자간 합의체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처럼 북한에 제재만을 가하는 것은 한반도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사용을 억지할 수 있는 억제적 개입(deterrent engagement)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억제적 개입이란 북한에게 당근과 채찍을 같이 제시하는 것이다. 그는 채찍으로는 국제연합(UN)이 보다 강하 제재안을 도출하고 중국역시 북한에 대해 독자적인 제재를 가하고 북한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한 안보공약 파기 고려라고 제시했다. 반면 당근으로는 북한이 핵계획을 포기하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학회에서는 이화여대 레이프 에릭 이슬리 교수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대해 발표했으며 일본방위연구소 히로야수 아쿠추 박사가 일본의 입장에 대해 발표했다. 중국과 인도의 핵전략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