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호주의 중국 유학생에게 뜨는 아르바이트가 있다. 다름 아닌 ‘대리 쇼핑’이다.
본국 소비자를 위해 호주 상품을 대신 구매해 우편으로 부치는 아르바이트다. 쇼핑 가격에 50% 정도의 마진을 붙여 꽤 쏠쏠하다.
24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예전에는 요청이 적어 구매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수요가 폭발하면서 4만명 정도가 용돈을 벌고 있다.
대신 사서 보내는 상품은 주로 유아용 분유, 식품보조제, 스킨로션이다. 호주의 명품 어그부츠도 인기 아이템이다.
BBC에 소개된 리카 웬징(24)은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에 고객 300명 정도를 확보했다. 이들은 돈을 더 주더라도 믿을 수 있는 물건을 확보하려는 소비자다. 처음에는 친척과 지인을 위해 물건을 대신 샀는데 지금은 이렇게 고객이 늘었다.
유학생에게는 레스토랑이나 일반 기업에서 일하는 것보다 업무시간이 자유롭고 수입도 적지 않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지난해 한 호주 방송은 중국인이 아기용품을 싹쓸이 해 정작 호주인이 물건을 사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고 중국인을 비난하는 보도를 했다. 특히 호주에서는 최근 아르바이트를 뛰어넘는 기업형 구매대행도 생겼다.
그럼에도 호주 제조업체는 “사업에 큰 도움이 된다”며 구매대행을 환영한다고 BBC는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