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임기말 대통령, 개헌 논의서 빠져달라”

입력 2016-10-24 14:55

안희정 충남지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논의 제안에 대해 "임기 말의 대통령은 현 개헌 논의에서 빠져달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헌법 개정 논의를 국면 전환용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대통령은 의회 개헌 논의에 협조자의 위치에 서달라"고 했다.

 안 지사는 박 대통령이 '87년 헌법에 민주화가 단일 가치로 주를 이뤘다'는 점을 개헌 근거로 든 것에 대해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민주공화국의 헌법은 민주주의 철학과 가치에 기초하는 것이다. '독재주의'라도 병기하자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민주주의 가치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 바뀌어서도 안 된다"며 "단일 가치가 아니라 한 사회의 정치, 사회, 문화, 경제의 근간이 되고 그것을 선도해야 할 총체적 가치"라고 주장했다. 

 또 "청와대와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같은 인식에 할 말을 잃었다"며 "대통령이 개헌 논의에서 빠져달라고 말하는 이유 중에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개정 전까지 있는 헌법만이라도 제대로 지키고 실천하자. 헌법 개정 논의의 객관적 필요성에 동의한다 해도 지금과 같은 낡은 정치로는 새 헌법도 곧 또 바꾸자고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스스로 뽑은 원내대표를 대통령 말 한마디에 내치는 의회 정당 정치, 자신이 여당일 때와 야당일 때 똑같은 시안에 대해 입장이 100% 뒤바뀌는 현 의회 정당 정치로는 새 헌법도 곧 무기력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