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세 고령노인, 뇌졸중 수술 받고 건강 회복했다

입력 2016-10-24 14:13
만 103세 고령 노인이 의료진의 신속한 조치로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을 이겨냈다. 바야흐로 100세 건강시대에 뇌졸중도 넘기 힘든 장애물은 아니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마포에 거주하는 1913년 11월생 홍정숙(
사진) 씨다.

홍씨는 지난 10월 16일 오후 5시 가족들과 단촐한 오락을 즐긴 후 저녁식사를 앞두고 단잠에 빠졌다. 홍 노인의 딸이 30분 후 저녁을 차리고 홍 노인을 깨우러 방에 들어갔으나 일어나지 못하고 평소와는 다른 이상 징후를 보인 홍 노인을 목격했다.

딸은 즉시 119를 호출하고 홍 노인을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후송했고, 즉시 신경과 이기정 교수의 지휘 아래 급성기 뇌경색 환자 치료를 시작했다.

이 교수는 홍 노인의 가족들에게“홍 노인이 평소 앓던 지병이 없고 치매 징후도 없었다”는 등 진술을 듣고 홍 노인이 건강한 활동 상태임을 확신했다.

뇌 CT 에서 뇌출혈이 없음을 확인한 의료진은 곧바로 혈전용해제인 t-PA를 투여했다. t-PA는 급성 뇌졸중에서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여 혈류를 잘 흐르도록 하는 약이다.

일반적으로 80세 이상의 고령 노인에게는 고위험 약물인 혈전용해제 투여, 또는 침습적 시술인 혈전 제거술을 잘 권고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학계내에 초고령 뇌졸중 환자에게도 적극적인 치료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간접적인 증거들이 보고되어 왔고, 특히 홍 노인의 경우 병전 건강 상태가 좋았던 것이 확인되어, 혈전 용해치료와 혈전제거술의 시행을 결정했다.

이 교수와 의료진은 뇌 CT 혈관 검사 상, 홍 노인의 왼쪽 중대뇌동맥이 막힌 뇌경색 상태인 것을 확인하였고, 곧바로 병원 자동 응급 SMS 시스템이 작동하여 영상의학과, 신경외과에 환자의 상황이 전달되었다.

연락을 받고 함께 영상을 분석한 영상의학과 의료진은 중재시술을 실시했다. 중재시술 결과는 성공적이어서, 중대뇌동맥에 있는 혈전을 성공적으로 제거하였으며, 환자의 증상은 모두 완전히 회복되었다.

시술 후 빠른 회복을 보인 환자는 중환자실에는 하루만 체류했다. 이후 신경과 병동 뇌졸중 집중 치료실로 옮겨져 MRI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이번에 발현한 뇌경색의 위치와 크기, 원인을 찾고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에 들어갔다. 의료진의 신속한 조치 덕에 환자는 현재, 아무런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막바지 입원치료까지 받았다.

홍 노인의 가족들은“모친이 특별한 비법 없이도 신체적 건강을 유지했으며 평소 같이 오락을 즐겨도 점수 셈도 잘하고 치매 예후도 없을 만큼 정신적 건강도 뛰어났다”며 “병원의 신속한 조치가 모친에게 또 다른 인생을 선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정 교수는“전체적인 노령 인구의 건상상태가 향상된 지금, 환자의 병전 상태를 고려하여, 경우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치료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홍 노인도 수술 후 1주일여 건강을 회복, 24일 퇴원했다"고 밝혔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