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과 콧물 없는 몸살감기 증상, 혹시 뇌경색 전조일 수도

입력 2016-10-24 09:14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떨어져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보온관리를 잘못해 감기몸살에 걸려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불어 온도차에 적응하지 못한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해 급성 뇌경색의 발병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표적인 뇌경색 증상은 어지럼증, 구토, 심각한 두통, 안면마비, 시력장애, 신체마비 등이다. 그런데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는 경계해야 할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으슬으슬 추워서 몸이 떨리고 욱신거리게 되는 ‘몸살’ 증상이다. 

얼마 전 건강검진 중 뇌MRI 검사를 받은 박모(여·72) 씨는 검진 결과를 통보받고 크게 당황했다. 바로 뇌MRI 결과 때문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뇌사진 속에서 여기저기 하얀 점으로 변한 부분들이 보였다. 

의사는 이를 뇌조직이 괴사한 흔적이라며, 뇌혈관이 막혀 뇌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감소하면서 뇌조직이 괴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사는 과거 자신도 모르게 아주 작은 뇌경색이 왔다가 지나간 흔적이며, 증상이 경미해 알아채지 못하고 마치 몸살감기를 앓는 듯이 지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뇌색증이 자신도 모르게 감기처럼 왔다 갔다는 말이다.

#호흡기계 증상없는 몸살 증상, 뇌경색 의심해야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석근 교수는 24일, “실제로 뇌경색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상당수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 며칠 전부터 몸살 앓듯 으슬으슬 추웠다거나, 온 몸이 찌뿌둥한 느낌이 있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런 몸살 증상은 몸에서 혈전이 생길 때 염증반응이 일어나 일시적으로 생긴다. 최 교수는 “여름철 이후 일교차가 심해지는 가을철 환절기에는 폭염으로 인한 인체 내 수분이 줄어든 탓으로 혈전이 늘어나고, 이 때문에 몸살 감기 같은 증상도 많아진다”고 경고했다.

뇌혈관질환의 대표주자인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이 중 뇌경색은 뇌졸중의 85% 정도로 차지할 정도로 흔한 뇌질환이다. 

뇌경색은 뇌출혈에 비해 사망률은 20~30%로 낮지만 일단 발병하면 30% 정도는 마비 등의 후유증이 남는다. 한번 괴사된 뇌조직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뇌경색은 제때 치료를 시작해 후유증상을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뇌경색은 뇌출혈에 비해 증상이 서서히 심해지기 때문에 골든타임 이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요즘처럼 감기나 몸살이 흔해지는 계절이면 뇌경색 전조증상과 일반 감기몸살 증상과 구분해야 하는 이유이다.

최 교수는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 호흡기계 증상(목통증, 기침, 콧물 등) 없이, 몸이 욱신거리고 팔다리가 쑤시는 근육통이나 몸살 증상만 있을 때에는 뇌경색의 전조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고령이고,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등의 위험군에 속한다면 더욱 병원을 찾아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