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조연’ 유해진과 오달수 주연작 흥행은? 400만對16만 엇갈린 명암

입력 2016-10-24 00:02 수정 2016-10-24 00:02


유해진과 오달수는 공통점이 많다. 연극판에서 고생하며 연기력을 키웠다. 오랜 무명시절을 거쳐 영화에 진출한 두 사람은 ‘빛나는 조연’의 코믹 연기로 일가견을 이뤘다. 
 두 배우의 캐릭터 특징은 한 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고 보고만 있어도 킥킥 웃음이 나온다는 것이다. 오달수는 코 밑의 점이 트레이드마크이고 유해진은 다소 험상궂게 생겼지만 착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깐 김혜수가 좋아하지 않았나 싶다.
흥행 영화의 뒤에는 항상 이들의 감초연기가 있었다. 조연전문인 두 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온다고 했을 때 걱정하고 우려하는 팬들이 많았다. 그 결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유해진 주연의 코미디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배급 쇼박스)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럭키’는 23일 오후 12시30분 누적 관객수 4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3일 개봉한 후 한 번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놓친 적 없는 ‘럭키’가 개봉 11일 째 이 같은 성적을 거뒀다. 역대 박스오피스 6위인 1000만 영화 ‘7번방의 선물’(12일)의 400만 돌파 시점보다 하루 빠른 속도다.
쇼박스는 “코미디 장르에서 100만, 200만, 300만, 400만 돌파 최단기간의 기록을 세웠고, 올해 코미디 장르 최고 흥행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럭키’는 전날인 22일 하루에만 60만명을 끌어모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카리스마의 킬러 형욱이 목욕탕 키(Key) 때문에 무명배우로 운명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유해진의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이 돋보인다.
유해진은 400만 돌파를 맞이해 감사의 마음을 담은 인증샷을 공개했다. 영화 속에서 김밥집 아르바이트를 하는 형욱의 모습을 연상시키듯 김밥을 들고 있는 유해진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반면 지난 3월 30일 개봉된 오달수의 ‘대배우’는 16만9983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천만요정이라는 별명이 붙고 개인 관객 1억명을 돌파한 오달수로서는 자존심에 금이 심하게 갔다. 흥행은 하늘만이 알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다는 속설을 눈물과 함께 곱씹어야 했다.
사실 두 영화 모두 호평을 받는 작품은 아니다. ‘럭키’는 설득력과 현실성 면에서 구멍이 숭숭 난 영화이고 ‘대배우’는 오달수 자신의 슬픈 자화상을 보여주려 했으나 개연성이 부족했다. 빵 터지는 웃음 코드도 없었다.
‘럭키’의 흥행 성공은 힘든 세상 아무 생각 없이 2시간가량 그냥 즐기자는 게 주효했다. ‘대배우’는 그러잖아도 살기 힘든데 칙칙하고 눈물겨운 이야기를 더 이상 듣기 싫다는 심리가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배우는 정말 값진 경험을 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창창한데 희망을 갖고 힘껏 달려가자는 메시지를 스스로에게 던졌다. 유해진과 오달수 지구촌의 모든 관객이 영화를 보고 행복해질 때까지 끊임없이 도전하고 파이팅할 것이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