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호(25·파인테크닉스)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DGB 대구경북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윤정호의 누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3승을 거둔 윤슬아(30·파인테크닉스)다. 한국 프로골프 첫 남매 챔피언이 탄생했다.
윤정호는 23일 경북 칠곡군 파미힐스 컨트리클럽(파72·7158야드)에서 끝난 대회에서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 프로에 데뷔해 이 대회전까지 53개 대회에 나가 단 한 차례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던 윤정호는 데뷔 6년 만에 마침내 그 한을 떨쳤다.
윤정호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국가대표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며 각종 국제 대회에 맹활약했다. 투어에 데뷔할 때만해도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면서 누나의 그늘에 가려졌다. 윤슬아의 동생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윤정호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이번 우승으로 챔피언조에서 압박감을 떨쳐 버리는 법, 많은 갤러리들 앞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며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 등 새로운 것을 배웠고 경험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누나인 윤슬아에 대해선 “누나는 골프를 떠나 인생의 멘토”라며 “어렸을 때는 누나에 대한 질투와 시기도 많았는데 이제는 누구보다 좋은 동료로 연습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나의 성실함과 성격을 닮고 싶다”며 “주위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과 어느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성격이 부럽다. 닮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