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할아버지! 하늘에서 보고 계신가요? 컵스가 월드시리즈로 진출했어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는 지금 광란에 빠졌다. 시카고 컵스가 71년 만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로 진출하면서다. 대부분 3대에 걸쳐, 많게는 증조부조차 목격할 수 없었던 역사적 순간은 시카고 시민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컵스는 23일 시카고 홈구장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LA 다저스를 5대 0으로 격파했다. 시리즈 최종전적 4승2패. 컵스는 내셔널리그를 정복하고 월드시리즈로 진출했다. 월드시리즈 진출은 194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패배한 뒤 71년 동안 풀지 못했던 숙원이다. 컵스 팬들이 한밤중 시카고 거리 곳곳으로 쏟아져 나온 이유다.
컵스 팬들은 환희의 순간을 SNS에 올리고 있다. 짧은 문장이나 사진 한 장으로 기쁨을 표한 팬들도 있었고, 이미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나 아버지에게 하늘나라로 띄운 절절한 사부곡도 있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검색창엔 ‘아버지(Father)’와 ‘컵스(Cub)’가 자동완성으로 묶였다.
자신을 시카고 시민이라고 소개한 여성 네티즌 에린 리드는 컵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목격한 노인의 사진을 올리면서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컵스의 또 다른 올드팬인 아버지를 애도했다. 그녀는 “아버지가 (하늘나라에서 이 순간을) 보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Chicago Cubs vs Dodgers game #6. Will this be the night my father, grandfather and great grandfather never saw?
— Ira Weiss (@iraweiss)
My father never saw the Cubs in the World Series. My grandfather never saw the Cubs in the World Series. This is for all Cubs fans, forever
— Tyler (@RunningFlannel)
Flying the W with the family! Go ! Congrats to the biggest fan I know, my father in law Dr. Joe Grana ! 🎉⚾️
— Ian DiOrio (@ianmdiorio)
This man. Right here. Biggest life long fan I've was blessed to meet. My father in law. He passed away in May & I KNOW he's watching💕
— Erin Reed (@ErinCurly)
컵스의 월드시리즈 마지막 우승은 1908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랜 세월을 우승하지 못한 팀이 바로 컵스다. 컵스는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탈환을 노리고 있다. 상대는 컵스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다. 클리블랜드는 1945년을 끝으로 우승하지 못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