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에 안치된 고(故) 백남기(69)씨의 시신의 부검영장 집행을 놓고 경찰과 백남기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가 대치하고 있다. 경찰이 영장 강제집행을 통보하자 투쟁본부가 극렬히 반발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충돌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3일 오전 10시쯤 백씨 부검영장을 강제집행한다고 밝혔다. 백남기투쟁본부에도 이날 오전 9시35분쯤 통보한 상태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경찰이 들이닥치자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 길목에서 “집행하러 온 집행하러 온 것이냐 (유족과) 협의하러 온 것이냐”고 물었다. 종로경찰서장은 “집행하러 왔다”고 대답했다.
종로서장은 이어 10시 15분쯤 장례식장 1층 입구를 지키고 있는 시민 지킴이단에 “부검영장을 집행하러 왔다”고 통보했다. 시민 지킴이단은 그러나 “폭력경찰 물러나라”를 연발하며 반발했다.
종로서장은 “강제집행을 위해 유족과 협의하러 다시 오겠다”며 일단 돌아갔으나 현장 상황에 따라 충돌을 감수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부검영장 집행 경력이 80여명이며 800여명은 우발상황을 대비해 배치했다고 밝혔다. 백씨는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숨졌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