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둔의 무협영화 3부작(와호장룡, 영웅, 야연) 콘서트

입력 2016-10-22 22:04
탄둔 공식 홈페이지.

중국 출신 작곡가 탄둔(59)은 세계 현대음악계에서 영향력 있는 작곡가 가운데 하나다.

 문화혁명 세대인 그는 1977년 새로 문을 연 베이징중앙음악원에 입학한 후에야 서양음악을 본격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시골에서 경험한 도교적 제의 음악이나 경극단에서 얼후를 연주한 경험 등은 현대음악의 여러 양식과 섞이며 누구도 흉내내지 모하는 그만의 독창성을 만들어냈다.

 한국에서도 공연된 적 있는 ‘워터 패션-신(新)마태수난곡’ ‘고스트 오페라’를 비롯해 ‘물협주곡’ ‘종이협주곡’ 같은 물질을 활용한 작품부터 ‘진시황’ ‘마르코 폴로’ ‘차-영혼의 거울’ 등의 오페라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이 발표됐다. 2008년 그는 세계적 권위의 상인 그라베마이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대중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것은 영화음악이었다. 1995년 영화 ‘난징 1937’(감독 우즈니우)를 통해 영화음악에 입문한 그는 2000년 ‘와호장룡’(감독 리앙)으로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와호장룡’은 리앙 감독의 아름다운 미장센과 그의 유려한 음악이 어울어져 무협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후 2002년 ‘영웅’(감독 장이머우)과 2006년 ‘야연’(감독 펑샤오강)에서도 음악감독을 맡았다.

탄둔 홈페이지

 11월 4~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탄둔의 ‘무협영화 3부작’은 바로 ‘와호장룡’ ‘영웅’ ‘야연’의 테마를 바탕으로 각각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으로 만든 작품이다.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여인의 사랑과 희생을 주제로 재구성한 3편의 영화 속 장면이 무대 뒤에 펼쳐진다. 하지만 단순한 영화음악 연주회가 아니라 음악이 중심이 된 새로운 오페라를 지향한다.

 이 작품은 중국 상하이 엑스포의 위촉을 받아 2010년 8월 초연됐다. 이후 2013년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탄둔이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에 대한 오마주로 작곡한 트리플(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협주곡이 더해졌다. 이 트리플 협주곡에는 ‘니벨룽의 반지’ 중 하나인 ‘라인의 황금’ 선율이 사용되고 있다.

 탄둔이 내한해 직접 지휘하는 이번 공연에는 서울시향과 함께 피아니스트 지용,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첼리스트 주린이 협연자로 참여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