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초뿌리, 시스플라틴 항암제 부작용 난청 억제 효과 발휘

입력 2016-10-21 16:38
한약재 감초 뿌리가 시스플라틴 항암제 사용 시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 난청 방어에 도움이 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은 이비인후과 정연훈(
사진 왼쪽) 교수와 김연주 강사 연구팀이 이독성(耳毒性) 약물 시스플라틴 시용 시 난청 발생에 ‘코넥신43’이란 단백질이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제 학술지에 보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나아가 이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는데 감초 뿌리 추출물 ‘카베녹솔론’이 상당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시스플라틴은 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항암제지만, 부작용으로 난청을 유발하는 게 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히, 자주 사용되는 것은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게 더 많기 때문이다.

또 내이에는 청각기능 유지를 위한 국소 칼륨 순환에 관여하는 ‘간극결합’이라는 이온채널이 존재하는데, 이 채널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가 코넥신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시스플라틴제제 복강 내 주사로 난청에 빠진 생쥐 그룹(A)과 시스플라틴-카베녹솔론을 병용 투여한 생쥐 그룹(B군)의 청력검사 및 청각유모세포 소실 정도를 추적하며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A그룹은 40데시벨(㏈) 이하 소리에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는 정도의 청력저하를 보였다. 반면에 카베녹솔론을 병용한 B그룹 생쥐들은 25㏈ 정도의 낮은 소리도 들을 만큼 청력을 유지,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베녹솔론은 감초 뿌리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개발된 약물이다. 한 때 항궤양제로 널리 처방되기도 했던 약제다.

연구팀은 현재 이 카베노솔론을 고막 내 주사 등과 같이 국소적으로 흡수시키는 방법으로 난청 치료제로 산업화할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는 중이다.

정연훈 교수는 약물이 전신적으로 작용하지 않고 달팽이관 안에서만 작용하도록 하면 시스플라틴의 난청 부작용 방지에 효과를 보인 것 이상의 난청 치료 효과를나타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안티옥시단츠 앤드 리독스 시스널링’(ARS)의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