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원장 김동익)은 소화기내과 권창일(사진) 교수팀이 담도폐색으로 회수한 스텐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스텐트 삽입 4주 후부터 스텐트 안쪽 표면에 바이오필름이 형성되고, 8주쯤 후 이 필름에 답즙 찌꺼기 등의 이물질들이 달라붙으면서 스텐트가 막히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소화기학 분야 국제 학술지 ‘다이제스티브 디지즈 사이언스(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와 ‘클리니컬 엔도스코피(Clinical Endoscopy)’ 최근호의 표지 논문으로 잇달아 소개됐다.
담도 폐색이란 간에서 분비된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인 담도가 막히는 현상이다. 간에 담즙이 축적되어 눈의 흰자와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간경변 등의 질환이 나타난다.
좁아진 담도 부위에 스텐트를 넣어 이동 경로를 확보하는 치료법이 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여러가지 원인으로 스텐트 통로도 다시 막혀 재시술을 반복해야 하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권창일 교수팀은 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환자의 몸에 심은 스텐트를 모두 회수해 절개한 뒤, 막힘 현상이 시작되는 이유와 폐색물질, 그리고 어느 부위부터 막히게 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담도 스텐트 삽입 4주 후부터 담즙 배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스텐트에 만들어 놓은 여러 구멍들이 미세 난류(micro-turbulence)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스텐트의 안쪽 표면에 세균들이 모여들며 스스로 조직공동체를 이룬 바이오필름을 형성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스텐트 삽입 8주쯤 후에는, 바이오필름 형성으로 거칠어진 스텐트 내강 표면에 걸려 담즙 배출이 느려지기 시작하고, 담즙 찌꺼기 또는 십이지장 내용물들이 바이오필름에 2차적으로 달라붙으면서 스텐트 통로 차단이 본격화됐다.
이는 결국 스텐트 막힘 현상을 막으려면 삽입 초기 미세난류를 유발하는 담즙 배출 구멍 수를 가능한 한 적게 만들어야 하며, 2차적으로 바이오필름이 형성되지 못하게 새로운 스텐트 내강 코팅 기술이나 표면 처리 기술, 항 바이오필름 물질 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권창일 교수는 “몇 가지 위험요인들만 제거하면 담도 스텐트가 막혀 재시술을 받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