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략무기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한·미 이견

입력 2016-10-21 10:26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방부(펜타곤)에서 열린 제48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허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싸고 한·미간 엇박자를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가 SCM 개최에 앞서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방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지만 회의 후 가진 공동성명에서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양국간 시각차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가 미국의 입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과도한 기대를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의 전략적 자산은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운용되고 있다. 국방부가 이같은 미국의 전략자산 운용 관행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밀어붙였다는 지적이다. 또 미국은 한반도 위기시 출격하는 ‘무력시위’만으로도 북한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반면, 한국 국방부는 좀더 강한 방안이 나와야만 북한이 위협으로 느낄 것이라고 보있다는 지적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회의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략무기 상시배치를 한·미 공동성명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어떤 특정 옵션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표명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시 한반도를 방어한다는 미국의 확장억제전략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미국의 전략무기 상시 순환배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 방안만 부각되면 한가지 방안밖에 없는 것으로 북한에게 잘못된 인식을 줄수 있다는 것이 한 장관의 설명이다.
 미국이 전략무기 한반도 상시순환배치에 대한 언급을 꺼린 것은 미국과 러시아의 반발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거세게 반발해온 중국과 역시 반대 의견을 보였던 러시아가 방어용 무기체계인 사드보다 파괴력이 휘리씬 강한 공격용 무기체계인 미국 전략무기들이 한반도에 상시배치하는 것에 더 거세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방부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서는 앞으로 긴밀히 양국이 논의해갈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방어의지가 분명하다는 점은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