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비토' 때문?…미래부, KISTEP 박영아 원장 '불승인'

입력 2016-10-21 10:10 수정 2016-10-21 10:13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차기 원장 선임을 놓고 잡음이 커지고 있다. 
 이사회의 재신임 의결을 거친 박영아 현 원장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가 ‘불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KISTEP 관계자에 따르면 미래부는 20일 KISTEP 이사회(회장 손욱)에 박영아 원장에 대한 불승인을 공식 통보했다. 

 앞서 KISTEP 이사회는 박영아 원장에 대한 재신임을 지난달 28일 확정하고 미래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사회에선 3명이 후보로 올랐었다. 하지만 미래부는 20여일간 결정을 내리지 않고 미적거렸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비토설’이 불거졌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불승인 결정은 청와대에서 차기 원장으로 내정한 이인선 전 대구 수성구을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가 원장으로 결정되지 못한 데 따른 보복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불승인 통보에 대해 반응을 아끼면서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ISTEP은 조만간 차기 이사회를 열어 차기 원장 선임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박 원장의 공식 임기는 지난달 30일로 끝났지만 차기 이사회 개최전까지 연장된 상태다.

 KISTEP 관계자는 “차기 이사회 개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원장 재공모로 갈지, 박 원장을 다시 밀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찌됐건 내부적으로는 이사회 의견이 존중돼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경진 의원은 "이사회 의결 사항을 장관이 불승인한 경우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런 경우 기관장 선임을 다시 해야 하고 이에 따른 행정과 시간적 낭비가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