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이 술을 많이 마시는 지방자치단체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흡연율‧자살률이 높은 지자체의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21일 ‘대한보건연구’최근호에 따르면 협성대 보건관리학과 오은환 교수는 2010년 6월 2일에 시행된 전국 동시지방선거투표율을 이용해 전국 14개 시‧도에 속한 기초자치단체 222곳의 투표율과 각 지자체 주민의 음주율‧흡연율 등 각종 보건지표의 관계를 분석한 이 같은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음주는 투표율을 높이는 데, 흡연은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의 고위험음주율과 월간음주율이 높은 지자체가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고위험음주율은 한 자리에서 술을 7잔 이상 마시는 남성 주민(여성 5잔 이상)의 비율, 월간음주율은 한 달에 한번 이상 술을 마시는 주민의 비율을 말한다.
오 교수는 논문에서 “음주가 잦으면 대인관계가 넓을 수 있다”며 “다른 사람과 정치 관련 대화를 나눌 가능성이 높고 정치에 대한 관심도 커 투표에 더 많이 참여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각 지자체의 투표율은 해당 주민의 흡연율‧스트레스 인지율(스트레스를 ‘아주 심하게’ 또는 ‘심하게’ 받는다고 응답한 주민의 비율)‧자살률(주민 10만명당 자살자 수)이 낮을수록 높았다.
주민의 주관적 건강수준 인지율(스스로 자신이 ‘매우 건강하다’ 또는 ‘건강하다’고 여기는 주민의 비율)이 높은 지자체도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오 교수는 “흡연율이 낮고 주민의 주관적 건강수준 인지율이 높은 지자체의 투표율이 더 높은 것은 건강한 사람이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