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속내를 지나치게 솔직하게 드러낸 인터뷰로 곤경에 처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20일 전했다.
최근 르몽드 기자 2명이 펴낸 인터뷰집이 문제가 됐다. 두 기자가 지난 5년간 올랑드 대통령과 엘리제궁에서 60차례 나눈 대화를 모은 책이다. 여기서 올랑드는 너무나 무신경하게 다양한 대상에 험담을 늘어놨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막돼먹은 미니 드골’이라고 비하했고, 9년간 동거하다 결별한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를 ‘배신자’라고 욕했다. 트리에르바일레가 회고록에서 “올랑드는 가난한 사람들을 ‘이빨 빠진 사람들’이라 부르며 조롱했다”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올랑드는 “프랑스 사법기관은 겁쟁이들로 가득하다. 우리나라에는 이민자가 너무 많다. 이슬람은 문제가 있다. 축구선수들은 ‘두뇌 형성’이 필요하다. 지식인들은 프랑스 이념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말도 내뱉었다.
인터뷰가 논란이 되자 올랑드는 “아주 오래 전에 한 말이고, 전후 맥락이 무시된 채 다뤄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판과 타격은 피할 수 없었다. 현지 여론조사에서 올랑드가 실수했다는 의견이 78%에 달했다. 86%는 “올랑드가 재선에 안 나서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집권 사회당 인사는 “정치적 자살이나 다름없다”고 혹평했다.
프랑스 프로축구선수 노조는 “두뇌 형성이 필요하다”는 올랑드의 비하 발언에 “당신을 실망시켜서 미안하지만 우리 모두가 멍청하지는 않다”고 응수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