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무력감’이 공권력을 겨냥한 적개심, 사제총기를 이용한 총격전, 경찰관 살해로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일 사제 총을 발사해 고(故) 김창호(54) 경감을 숨지게 한 피의자 성병대(46)씨가 경제적으로 매우 궁핍한 처지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서울 강북구청과 번1동 주민센터 등에 따르면 성씨는 지난 6~8월 125만5200만원의 ‘긴급생계비’를 지원받았다. 지난 6월 처음으로 긴급생계비를 신청할 당시 성씨는 1년 동안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한 상태였다. 강북구는 6개월 이상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하고 경제력이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위기상황’으로 보고 생계비를 지원한다. 하지만 긴급생계비 지원은 최대 3개월이다. 성씨는 지난달부터 다시 생활고에 시달렸다.
성씨가 19일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이모(67)씨를 망치와 총으로 공격한 배경에도 경제적 이유가 있었다. 성씨는 2014년 2월 번동의 단칸방으로 이사왔다가 지난 15일 수유동으로 옮겨갔다. 성씨가 2년8개월 정도 지낸 이 집은 보증금 120만원에 월세 25만원 수준이다. 성씨는 4개월 정도 월세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성씨의 휴대전화도 착신 정지됐다. 더 싼 방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성씨와 이씨가 다툰 것으로 보인다. 이웃 이모(66)씨는 “지난 15일 성씨가 이씨의 부동산 앞에서 ‘나를 무시한다. 잡아 두드려야지’라고 말하며 지나갔다”고 전했다.
경찰은 ‘일방적 진술’이라며 범행 동기 등 성씨의 진술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성씨 집에서 총기 제작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폭죽 껍데기와 컴퓨터 등을 압수했다.
김판 오주환 기자 pan@kmib.co.kr
성병대, 수유동 집 월세 못내다 적개심 키웠다
입력 2016-10-20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