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주의보…개인 순매수 역대 최대의 2.35배, 빌린 투자금도 사상 최대

입력 2016-10-20 13:08 수정 2016-10-20 13:33
8월 이후 코스닥지수 동향 (자료: 한국거래소)


코스닥지수가 지난 8월 고점을 찍은 뒤 하강 국면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빌린’ 투자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돌파한 점,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비정상적이리만치 늘어난 게 불안요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19일 기준 5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전까지 한해 기준 최고치였던 지난해 전체의 약 2조3800억원보다 2.35배 큰 규모다. 일일 개인순매수액이 가장 많았던 지난 2월 11일 하루만 따져도 2400억원을 초과한다. 반면 기관은 올해 코스닥 주식 4조40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말 그대로 ‘기관은 팔고 개인은 사는’ 구도다.

 문제는 지금의 코스닥 시장이 개인 투자자의 ‘빌린 돈’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신용융자 잔고는 19일 기준으로만 약 4조3130억원이다. 지난해 전체의 약 3조4900억원보다 약 8200억원 높은 수치다. 하락세가 오래 갈 경우 빚을 내 투자한 개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8월 10일 707.46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뒤 9월말 한차례 반등했으나 690선을 끝내 넘지못한 채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 13일까지 7거래일 동안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일 오후 1시 현재도 코스닥 지수는 660선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벌써부터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 숫자를 줄이는 등 장 하락에 대비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가 650선을 이탈할 시 지지선은 610~620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잔고 급증이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반론도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저성장과 저금리가 고착되면서 생긴 현상으로 재해석해야 한다”면서 “증시 버블화 판단에 쓰는 신용융자/거래대금 비율을 보면 코스닥은 2014년 6월의 159.6%에 비해 안정권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달 코스닥 상장·공모 요건이 완화된 점 역시 지수 반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