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마이클 무어(62)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겨냥해 만든 영화가 공개됐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무어 감독은 18일 저녁(현지시간) 뉴욕 IFC 센터에서 영화 ‘트럼프 나라의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 in TrumpLand)’ 무료 시사회를 열었다.
70여분 분량의 이 작품은 트럼프와 힐러리가 각각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무어 감독이 직접 말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트럼프가 당선된 상황에서는 멕시코의 접경 도시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이루어지고, 뉴스 채널은 강경보수 매체인 '브레이트바트'나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이 장악하는 식이다. 또 평소 트럼프가 “역겹다”고 비하해 온 여성 코미디언 로지 오도넬이 사모아 섬으로 강제 추방되는 장면도 담겨 있다.
상영에 앞서 IFC 센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하이오주 공화당원들이 막으려고 한 영화를 보러 오라”며 “오스카상 수상자 마이클 무어가 적진에 들어가 대담하고 유쾌한 원맨쇼를 벌였다”고 소개했다.
컬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볼링 포 컬럼바인’으로 2003년 아카데미상(장편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판한 ‘화씨 9/11’, 미국 의료보험체계의 허점을 고발한 ‘식코’ 등 강력한 사회비판 영화들을 제작한 무어는 그동안 트럼프를 노골적으로 반대해 왔다. 그러면서도 “후보의 자질과 표심은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날 상영회를 마친 무어 감독은 “이 더러운 상황은 끝난 게 아니다”라며 “대선 전까지 최대한 많은 미국인들이 이 영화를 보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마이클 무어 감독, 트럼프 영화 공개
입력 2016-10-20 0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