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中대표팀 감독 물망… 월드컵 4강 주역이 적장으로?

입력 2016-10-20 07:10
거스 히딩크 / 국민일보 DB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70‧네덜란드)가 중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물망에 올랐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20일 중국축구협회가 발표할 예정인 신임 대표팀 감독의 주요 후보군으로 히딩크, 마르셀로 리피(68‧이탈리아) 스벤 예란 에릭손(68‧스웨덴)을 지목했다.

 중국의 여러 매체들은 이미 이들 3명을 주요후보로 놓고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나스포츠는 “중국축구협회가 가장 선호하는 후보는 리피였지만 고사했고, 히딩크의 경우 감독직 수락 의사를 밝혀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히딩크는 2001년 1월부터 2002년 7월까지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한국을 2002 한일월드컵 4강으로 이끌었다. 아시아축구 사상 유일무이한 성적이다. 당시 한국에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아 명예국민, 서울시 명예시민이 됐다. 히딩크의 지도자 이력에서 지울 수 없는 대업이다.

 세계축구의 여러 지도자 중 하나였던 히딩크가 ‘명장’ 호칭을 얻은 것도 그때부터였다. 위기에 빠진 팀들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호주 러시아 터키 대표팀과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 지휘봉을 잡았다. 지금도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50‧러시아)는 사령탑을 교체할 때마다 히딩크를 입에 올린다.

 히딩크가 중국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면 필연적으로 한국을 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다. 한국과 중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경쟁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달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중국을 3대 2로 제압했다. 이겼지만 진땀 승이었다. 한국과 중국의 다음 경기는 최종예선 후반부를 시작하는 내년 3월 23일 6차전이다. 중국 원정경기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한국은 현재 2승1무1패(승점 7)로 3위다. 3위는 본선으로 직행할 수 없는 순위다. 중국은 1무3패(승점 1)로 최하위인 6위다. 시진핑(63) 주석이 주창하는 ‘축구굴기’와 다르게 단 1승도 없이 탈락의 위기에 놓이면서 가오 홍보(50) 전 감독은 물러났다.

마르셀로 리피 / 로이터뉴시스

 중국대표팀 사령탑은 현재 공석이다. 중국축구협회가 선호하는 사령탑은 원래 리피였다. 중국 프로축구 광저우 헝다를 지휘한 이력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지금은 광저우의 기술고문을 지내고 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탈리아 프로축구 인테르 밀란 유벤투스를 지휘했던 명장이다.

 그러나 리피는 중국축구협회에 대표팀 감독직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남방도시보는 “리피가 어떤 형태로도 중국대표팀 업무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