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연합군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전투를 벌이는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이 ‘살아있는 지옥’으로 변했다. IS는 극도로 포악해져 남은 시민 1만여명은 불안에 떨고 있다.
AP통신은 지난 17일 전투가 시작된 이라크 제2 도시 모술에서 IS대원들이 스파이로 의심되는 주민을 가차없이 죽이고, 이라크군의 진격에 대비해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민 3명은 AP와의 전화 통화에서 “모술은 유령도시가 됐다”며 “거리에는 급격히 줄어든 생활필수품을 사려는 사람만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한 주민은 40일치 식량과 조리용 가스를 샀다. 이들은 “IS대원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모술 거리를 순찰한다. 일부는 도로를 차단하고 콘크리트 장벽을 쌓고 있다”며 “연합군 전투기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서 불을 지필 생각으로 타이어, 기름통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IS는 스파이로 의심되는 주민을 마구잡이로 처형하고 있다. 지난 16일 한 주민은 휴대전화 유심카드를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총살당했다. 최근에는 남성 5명도 스파이로 의심받고 광장의 총살대에 올랐다. 주민들은 “1분이 1년 같다”고 절망했다.
모술에서는 연합군의 탈환 작전이 시작되자마자 주민 100여만명이 앞다퉈 떠났다. 그러나 아직 1만여명이 남아있다. 연합군은 이들에게 “집에 머물러 있으라”고 경고했다.
인권단체들은 IS의 공포로부터 도망친 사람이 다른 곳에서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니파인 모술 주민 대부분이 시아파 지역으로 도망쳤기 때문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