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ter,"깨끗한 물길에 따뜻한 손길까지 더했다"

입력 2016-10-18 18:42 수정 2016-10-18 18:54
‘태풍 피해 복구 지역 및 사회공헌활동 동행 취재’

경남일원을 할퀴고 지나간 태풍 ‘차바’의 상처는 예상보다 컸다.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6일 K-water 자원봉사동아리인 ‘물사랑나눔단’ 봉사대원과 임직원 100여명을 재난지역에 급파했다. 16일까지 연인원 505명이 참여한 피해 복구 활동엔 33만개의 병물, 복구에 필요한 장비, 구호물품과 함께였다. 피해가 가장 심한 울산 지역은 K-water 경남부산지역본부 시설 운영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휴가자까지 모두 복귀해 피해복구에 발 벗고 나섰다.
이러한 비상상황에서도 K-water 울산권관리단 봉사단은 몇 달 전 소외지역 아동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에 위치한 두서지역아동센터를 찾았다.
두서지역아동센터는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저소득층 자녀 19명의 방과 후 보금자리이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방과 후 학습, 생활지도, 저녁 급식과 문화체험, 취미활동, 의료지원 등을 받고 있다.
지어진 지 30여년이 넘은 두서지역아동센터는 수도에서 녹물과 탁수가 나올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화장실에는 남녀를 배려하는 칸막이조차 없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K-water가 물 사용 환경 개선 프로젝트인 ‘행복가득 水’의 일환으로 건물수리를 약속한 것이다.
방과 후 아동센터로 돌아온 학생들은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새롭게 꾸며줄 봉사대원들을 조금이라도 돕겠다며 헬멧과 장갑을 끼고 나섰다. 밝고 활달한 아이들 덕에 봉사대원들의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봉사대원들과 아이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호흡을 맞추며 무사히 수리 작업을 마쳤다.

1주일이 지난 13일 다시 울산 지역을 찾았다.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은편리 일대에서는 여전히 태풍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파란조끼를 착용한 K-water 봉사대원들은 도로를 경계로 침수된 축사와 비닐하우스에서 오물을 제거하고, 물에 흠뻑 젖은 가재도구를 옮겼다. 도로 건너편에서는 10여명의 봉사대원들이 수확을 앞두고 쓰러진 벼를 베고 있었다. 봉사대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작업에 흙먼지와 땀으로 범벅이었지만 피해 농민을 격려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조금씩 상처가 아물어가는 복구현장을 뒤로하고 준공파티를 준비하는 두서지역아동센터를 찾았다. 학생들은 새로 단장한 센터 내부와 말끔해진 화장실, 깨끗한 물이 콸콸 쏟아지는 음수대를 보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두서지역아동센터 수리는 지난 2014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추진해온 ‘행복가득 水’ 프로젝트의 300번째 작업으로 더욱 의미가 깊다. 이날 K-water 울산관리단은 ‘물드림캠프’를 열어 학생들에게 생활 속 간단한 물 절약 실천 방법, 간이정수기·친환경 수차 만들기 등을 소개했다. 봉사대원들은 짧은 시간이지만 학생들과 공놀이도 하고 책도 읽으며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두서지역아동센터 노동식 시설장은 “그동안 이 지역은 학원도 없고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도 접근하기 어려운 소외된 농촌지역이었는데 K-water에서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을 지원해 주었다”면서“특히 깨끗한 수돗물을 먹을 수 있게 되어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물 걱정은 한시름 놓게 되었다”며 거듭 감사함을 표했다.
14일 점심 무렵 방문한 경남 합천군 대병면에 소재한 ‘합천댐 孝나눔센터’식당에서는 오전 내 다양한 문화활동을 마친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센터에서 준비한 음식을 나누고 있었다.
오후에는 어르신들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교실이 이어졌다. 흥겨운 트로트 선율이 강당을 울리고 입심 좋은 강사의 재담이 이어지면서 어르신들의 어깨가 절로 들썩였다. 힘차게 따라 부르는 노래와 웃음소리, 박수소리는 지칠 줄 몰랐다.
孝나눔센터는 K-water가 댐 주변지역에 지원하는 대표적인 노인복지사업이다. 2006년 합천댐을 시작으로 현재 8개 다목적댐 지역에서 총 8개의孝나눔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학수 K-water 사장은 “이번 태풍과 같이 우리의 이웃이 어려움에 처하면 K-water 임직원은 언제든 힘을 보탤 것”이라면서 “2017년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K-water는 국민행복을 실현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물 전문 공기업으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늦은 오후, 차창 밖 가을 햇살 풍성한 들녘을 배경으로 땀에 흠뻑 젖은 봉사대원들의 뒷모습이 반짝이고 있었다.

울산‧ 합천=사진‧글 곽경근 선임기자 kkkwak@kmib.co.kr

지난 6일 K-water 울산권관리단의 물사랑나눔단 봉사대원들과 두서지역아동센터(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소재) 학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집수리에 쓸 자재를 운반하고 있다. 사랑의 집수리에 동참한 K-water 울산권관리단의 김영희 과장은 “상수도 연결, 수돗물음수대 설치, 화장실 개보수, 전등 교체 등 아이들 생활공간을 고치면서 소외된 이웃을 위해 조그만 희망을 선물했다고 생각하니 매우 감사하다”면서 “땀과 먼지로 온 몸을 적셨지만 학생들과 함께했기에 더욱 뿌듯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K-water는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입은 울산, 양산 등 재난지역에서 복구활동에 힘을 쏟았다. 침수가옥과 농경지, 하천을 정비하고 쓰러진 벼를 베고 구호물품 지원과 함께 성금 2000만원도 전달했다.

방과 후 센터로 돌아온 학생들이 깔끔하고 편리하게 바뀐 화장실과 세면시설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봉사대원들은 아이들이 해맑은 얼굴처럼 그들의 미래가 빛나기를 소망하며 케이크에 촛불을 켰다.


봉사대원들과 학생들이 두서지역아통센터 인근의 두서초등학교에서 밝은 표정으로 공놀이를 하고 있다.

14일 경남 합천군 대병면에 소재한 ‘합천댐 孝나눔센터’의 노래교실 시간, 어르신들과 효나눔센터 직원들이 강사의 지도에 따라 밝은 표정으로 가요를 배우고 있다.

전 임직원이 릴레이식으로 복구활동에 참여한 K-water는 침수지역에 양수기와 수중펌프를 긴급 배치하고, 발전기도 설치해 정전된 농가에 전기를 공급 했다.

곽경근 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