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슈틸리케호 흔들기보다 성원… 아직 거취 결정 없어”

입력 2016-10-18 12:46
정몽규 회장(왼쪽)과 슈틸리케 감독(왼쪽 두 번째) / 사진=뉴시스

정몽규(54) 대한축구협회장이 울리 슈틸리케(62) 축구대표팀 감독을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몽규 회장은 1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비현황 브리핑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의 부진으로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편안하게 (본선으로) 간 적은 없다고 본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닌 듯 하다. 5차전을 앞둔 지금은 낙담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2승1무1패(승점 7)로 3위다. 다음달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5차전을 마치면 최종예선은 반환점을 통과한다.

 월드컵 최종예선 각조 1, 2위는 본선으로 직행한다. 각조 3위는 서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자를 가린 뒤 북중미 4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을 노려야 한다. 3위로 밀리면 본선행은 험난해진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1일 이란 테헤란 원정에서 0대 1로 져 퇴진 여론과 마주했다. 이 경기를 마치고 우루과이에서 카타르로 귀화해 한국과의 3차전에서 맹활약했던 세바스티안 소리아를 특별히 지목해 “한국에 그런 선수가 없다”고 말해 ‘남 탓 논란’까지 불거졌다.

 정몽규 회장은 “2년 동안 지켜본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축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다. 다만 내용과 결과가 실망스러웠고, 갑자기 비판을 듣고 예민해져 오해의 발언이 있었던 것 같다”며 “우리 문화에서는 (부진하면) 감독이 사죄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게 중요하지만, (서양 문화에서는)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논의하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핑계를 대는 것처럼 비춰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감독과 선수들이 위축된 상태로 경기하는 것보다 잘 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야 한다. 대표팀을 흔드는 것보다는 성원하는 것이 한국축구를 위해 낫지 않겠느냐”고 당부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5차전에서 패배할 경우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퇴진 여론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회장은 “어떤 원칙을 미리 결정하지 않았다. 잘 준비할 것이라고 믿는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대표팀 경기에서는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