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간암 조기 발견율, MRI가 초음파 보다 3배 높다

입력 2016-10-18 11:40 수정 2016-10-18 15:05
간 MRI 검사 장면. 서울아산병원 제공

간암 발생 위험이 높은 간경화 환자에게 기존 초음파가 아닌 MRI(자기공명영상)로 주기적인 검사를 시행할 경우 간암 조기 발견율이 최대 3배 높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국제 진료지침은 간암에 걸릴 가능성 높은 간경화 환자들은 간암 감시를 위해 초음파 검사를 6개월 마다 받을 것을 권고해 왔는데, 이번 연구결과가 가이드라인 변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팀은 영상의학과와 함께 2011년 11월~2014년 8월 간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간경화 환자군에게 MRI와 간초음파 검사를 6개월 간격으로 실시한 결과, MRI의 간암 조기 발견율이 86%로, 초음파 검사(27.9%)보다 3.1배 높게 나왔다고 18일 밝혔다.

 간암은 40~50대 사망률 1위이면서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환자의 70% 이상이 치료가 힘든 3기 이후에 발견되는데, 일찍 발견되면 완치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2011년 11월부터 6개월 간격으로 연간 간암 발생 확률이 5% 이상인 간경화 환자 407명을 대상으로 MRI와 초음파 검사를 동시에 3회씩 실시해 간암 여부를 확인하고 두 검사 간의 간암세포 발견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1차 검사에서 MRI는 27명, 초음파 검사는 11명에게서 암세포를 발견해 냈다. 2차 검사에서는 MRI로 8명, 초음파로 1명을 간암으로 진단했다. 3차 검사 때에는 MRI만이 간암 환자 2명을 추가적으로 찾아냈다.

 연구기간 동안 총 43명이 실제 간암으로 판정돼 MRI는 86%(37명)의 간암 발견율을 보였다. 반면 초음파 검사는 27.9%(12명)를 기록했다.

 또 연구결과 종양 크기가 2cm 보다 작아 완치적 치료가 가능한 간암 극초기 단계(0기)인 것으로 나타난 환자(32명)의 84.8%가 MRI 검사로 발견됐다. 

 아울러 실제 간암이 없는데 간암이 있는 것으로 잘못 판정하는 비율(위양성율)도 MRI(3.0%)가 초음파(5.6%) 보다 약 2배 낮은 것으로 나타나 검사 정확도가 높았다.

 임 교수는 “초음파 검사는 초음파 투과 정도 차이만으로 암을 찾아내기 때문에 화면이 마치 흑백 사진 같아 간경화가 심한 경우에는 찾기 힘들었지만 ‘간세포 특이 조영제’를 투여한 후 MRI를 촬영하면 간 종양의 혈관 분포와 세포 분화까지 함께 관찰할 수 있어 간경화가 심해도 간암이 눈에 잘 띄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간 질환의 경우 MRI와 초음파 검사 모두 간암이 의심될 경우 1차례 검사에 한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본인 부담은 60%다. 

 건보가 적용안 될 경우 MRI는 1번 촬영에 70만원으로 초음파(20만원)보다 비싸다. 하지만 간암을 조기에 발견 못할 경우 드는 치료비 등 사회 경제적 비용을 따져 보면 MRI 검사를 통한 간암 조기 발견으로 환자 부담이 오히려 감소하는 등 이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