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회고록 논란은 ‘라쇼몽 효과’ 때문?

입력 2016-10-18 09:51



유엔 2007년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하기 직전 우리 정부가 기권을 할지 찬성을 할지 북한에다가 의견을 물어봤다는 내용이 담긴 송민순 회고록. 문재인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이번 논란은 일종의 ‘라쇼몽 효과’라고 주장했다.

‘라쇼몽 효과(Rashomon Effect)’는 같은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으로 해석하면서 현재의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재구성하는 기억을 말한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1950년작 영화 ‘라쇼몽’에서 시작됐다. 영화에서처럼 같은 사건을 두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다보면 결국 그 본질은 흐려져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18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라쇼몽이라는 영화가 일본 영화인데 과거의 사건에 대해서 그때 관계되었던 사람들이 지금에 와서는 기억이 다 다른 것”이라며 “그러니까 자기 입장에서 기억을 다 재구성해서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당시 상황이 송민순 외교부 장관이 주무부서이고 인권결의안에 있어서 어떻게든 찬성 입장으로 정부 입장을 만들어보고 싶어했는데, 그때가 정상회담 직후고 남북대화가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11월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가 있던 그 날만 해도 총리회담 마지막 날이어 가지고 북한의 김영일 총리가 청와대에서 오찬을 대통령하고 함께 했던 날이었다. 그래서 남북 대화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추진되던 시점이라 유엔인권결의안보다는 남북대화가 훨씬 더 중요했던 시점이었고 그래서 다른 부처 장관들이나 청와대 안보실장, 문재인 비서실장, 이런 분들은 인권결의안에 대해서 이번에는 기권하는 게 당연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만 송민순 장관의 입장은 유엔에 가서 기권을 하려니까 외교부는 미국이나 일본, 다른 우방국과의 관계가 훨씬 중요한 상황이고, 그래서 끝까지 찬성 입장을 굽히지 않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외교부 장관을 설득하는 그런 과정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