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등산의 계절이 찾아왔다. 하지만 단풍의 붉은 채색에 빠져서 무리한 산행을 감행하면 발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존에 있던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 발목 염좌가 악화되거나 새롭게 발생해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발바닥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 환자는 2010년 약 9만1000여 명에서 2014년 17만8000여 명으로 급증했다. 엄지발가락 뼈에 문제가 있는 무지외반증 환자도 2009년 약 4만1000여 명에서 2013년 약 5만6000명으로 늘었다.
인천 모두병원 이동주 원장은 “울퉁불퉁한 산길에서 갑자기 많은 시간 걷게 되면 발 관절과 조직에 과부하가 걸려서 발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까지 연결된 두껍고 강한 섬유띠다. 족저근막은 발바닥 전체에 퍼져 있는데, 발가락뼈와 발뒤꿈치뼈를 연결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이 계속 충격을 받거나 손상을 입어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염은 발을 가만히 두면 통증이 없고, 발을 디딜 때 찌릿함을 느낀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뼈가 바깥쪽으로 변형되고,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통증이 발생하는 병이다.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부위가 신발에 자극을 받아 통증이 생긴다.
족저근막염이나 무지외반증은 장시간의 등산처럼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발에 부담을 주는 신발 착용, 과체중 등으로 악화되거나 발생할 수 있다.
등산 후 하산할 때는 체중이 발목에 집중돼서 발목을 접질리는 발목염좌 위험이 높아진다. 이 원장은 “발목을 몇 번 접질렸을 때 방치하면 만성적으로 발목을 잘 삐는 체질이 된다”며 “발목염좌가 지속되면 발목 관절 주변 인대가 손상되는 발목 인대 불안정성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 질환은 일시적으로 통증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특징이 있어서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통증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족저근막염은 증상에 따라 약물, 물리치료, 주사, 수술 등으로 치료하며 최근에는 염증부위에 충격파를 가해 완화시키는 체외충격파가 널리 쓰인다.
무지외반증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교정 등 보존적인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통증이 심각하면 관절염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하다. 발목염좌는 약물,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와 함께 재활운동을 병행한다.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 등 발 질환을 예방하려면 갑자기 과격한 운동을 피하고 평소 체중 관리와 함께 꾸준히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