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 투약오류, 간호업무과다 탓 아니다”

입력 2016-10-17 10:22
국내 병원에서 발생하는 투약 실수 또는 오류는 간호사의 업무량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투약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간호환경 때문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의료정보센터 황연수(
사진) 정보보호전담과 황희 교수 연구팀이 아주의대 박래웅, 윤덕용 교수팀, 분당서울대병원 황희 교수팀, 동양대학교 안은경 교수팀 등과 함께 병원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약물투여(투약) 오류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2년 한 해 동안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뤄진 2900만여 건의 투약사례 중 오류경고가 발생한 약 3만여 건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투약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 중에서 투약시간, 처방종류, 투여경로 등이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또한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이 활용하고 있는 실시간 투약오류 경고 시스템이 환자 안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실시간 안전투약 모니터링 시스템

투약오류 위험은 비정규 투약시간 때가 정규 투약시간 때보다 1.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 종류별로는 정기 처방과 비교해 볼 때 추가처방과 응급처방 쪽에서 투약오류가 약 1.4~1.5배 더 많이 발생했다. 투여경로에 따른 투약오류 발생 가능성은 주사약이 경구약이나 외용약보다 약 5~15%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표] 투약시간과 투약건수, 간호사 근무스케쥴과 오류 경고율 관계

황연수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 정보보호전담은 “투약시간, 처방종류, 투여경로, 단위시간당 투약건수가 투약 오류를 유발하는 주요 위험요인이며 업무량보다는 간호사가 투약업무에 전적으로 집중할 수 없는 병동 환경적 요인이 더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약물역학분야 국제 학술지 ‘파마코에피데미올로지 앤드 드럭 세이프티’(PDS)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