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 신규 고액·상습 체납자 3만6433명의 명단이 17일 오전 9시 각 시·도 홈페이지에 동시에 공개됐다. 이들이 체납한 지방세는 1조745억원이었다.
행정자치부는 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1000만원 이상 지방세를 1년 이상 체납한 사람 중에서 6개월 이상 소명할 기회를 줬는데도 특별한 사유 없이 내지 않은 체납자 명단을 추가 공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명단이 새로 공개된 체납자는 개인 2만9848명으로 8001억원을 체납했고, 법인은 6585개사가 2744억원을 체납했다.
이미 명단이 공개됐는데도 여전히 체납액을 납부하지 않은 기존 고액·상급 체납자 1만6162명(체납액 2조8662억원)도 별도로 공개됐다.
신규와 기존을 합해 명단이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는 5만2595명, 누적 체납액은 3조9407억원에 이른다.
지방세 체납자 명단 공개는 2006년부터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는 체납액 기준이 3000만원 이상이었으나 올해는 1000만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신규 공개된 법인 중 체납액 1위는 학교법인 명지학원으로 취득세 25억400만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명지학원은 비과세인 교육용 부동산을 취득하고서 목적 외로 사용해 취득세가 부과됐다.
뉴청주CC를 운영하는 옥산레저가 재산세 23억8900만원을 체납해 2위를, 전북 익산 웅포CC 운영사인 웅포관광개발이 재산세 15억5600만원을 체납해 7위에 오르는 등 경영악화에 빠진 곳이 많은 지방 골프장들이 신규 명단에 포함됐다.
신규 개인 중에는 사업체 부도로 지방소득세를 체납한 오현식(57)씨가 12억9900만원을 내지 않아 체납액 1위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8개 세목 5억3600만원을 내지 않아 3년 만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전 전 대통령은 2014년에는 검찰이 압류한 미술품의 공매 대금이 서울시에 배분돼 2014년에는 공개 대상에서 빠졌다. 지난해에는 2014년 2월 한남동 부동산 공매로 부과된 지방소득세가 체납됐으나 체납일 1년 경과 조항에 해당하지 않아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와 동생 경환씨도 각각 3억7000만원과 4억2200만원을 체납해 올해도 명단에 포함됐다.
기존 공개 개인 부문은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84억2700만원을 내지 않아 올해도 1위를 기록했다.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47억5300만원), 이동보 전 코오롱TNS 회장(42억6200만원),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41억5800만원) 등도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기존 법인 부문은 효성도시개발이 등록세 192억원을 체납해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다단계 사기범 주수도의 제이유개발과 제이유네트워크도 각각 지방소득세 113억원, 109억원을 내지 않아 4, 5위에 올랐다.
새로 공개된 체납자는 지역별로는 서울이 1만2729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1만2667명), 경남 (2001명), 부산(1374명), 경북(1240명) 등의 순이다.
체납액도 서울이 415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3218억원), 경남(627억원), 경북(382억원), 부산(37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행자부는 지방세 체납액 징수를 위해 고액 체납자 명단 공개 뿐아니라 모든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자치단체별로 특별전담반을 통해 체납자 은닉재산을 추적하고 신용불량등록, 출국금지 등을 병행하고 있다. 체납자가 범칙 혐의가 있으면 압수수색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홍윤식 행자부 장관은 “자치단체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방세 체납액을 징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