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싱글대디의 눈물나는 부성애에 네티즌들이 눈시울을 붉히고 있습니다.
1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모양의 머리 묶은 사진 여러 장과 글이 올라왔습니다.
싱글대디는 외동딸을 양육하며 느끼는 고민 한보따리를 풀어놓았습니다.
여러 장의 머리 묶는 사진을 보면 딸의 머리 묶기가 고민이었던 아빠는 이제는 머리 묶기의 달인이 된 듯했습니다.
다음은 아빠의 글 전문입니다.
"얼마 전 아빠의 머리 묶기라는 게시글을 봤어요.
저는 9살 딸아이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싱글대디죠.
처음에야 가사와 양육 모든 게 힘들고 어설펐지만 그중에서 매 끼니 음식과 딸아이 머리해주는 게 너무 어렵더군요.
다른 아이들은 예쁘고 깔끔하게 다양한 머리들을 하고 유치원에 오는데 대충 하나로 질끈 묶은 머리에 다 삐져 나오고.
엄마 없는 티가 이런 데서 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그나마 유치원은 쌤이 한번씩 다시 묶어 주시기라도 하는데 학교는 안그렇잖아요.
그래서 한번 배워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동네 미용실에 가서 배우고 요즘은 인터넷, 유튜브 등을 통해 조금씩 배우는 중입니다.
필요한 액세서리들도 점점 사게 되고.
그래도 아직 뭔가 디테일이나 깔끔함은 한참 못 미치는 것 같아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남이 해도 어려운 이런 걸 혼자 자기머리 자기가 하는 여자분들 정말 능력자세요.
아 궁금한 점이 있는데.
여자아이들 보통 몇 학년쯤 되면 혼자 머리 묶고 하나요?
그리고 제 소원이 딸아이가 커도 아빠랑 손잡고 여행도 다니고 하는거라
지금도 나름 최대한 많은 시간을 같이 하며 보내고는 있는데 사춘기가 무섭네요.
문 쾅 닫고 자기방에 들어가는 날이 올까봐.
혹시 아빠와 단둘이 자라셨거나
딸로서 아빠에게 사춘기를 잘 넘길 수 있는 팁 있으시면 부탁드려요."
글을 본 네티즌들은 엄마 없는 티 안내려고 미용실 가서 배웠다는 아빠의 말에 함께 마음 아파하고 안쓰러워했습니다. 또 딸에게도 찾아올 사춘기를 무서워하며 잘 넘기길 바라는 아빠의 바람에는 응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편 한 매체는 미국에도 딸의 머리를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모르는 싱글대디들을 위해 전국에 33개의 헤어클래스가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클래스는 딸이 라푼젤 머리를 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할 줄 몰라 고민하던 싱글대디가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아버지, 양아버지, 할아버지 모두 와서 직접 매니큐어 바르는 것도 배우고 머리 연출하는 방법도 배우는 등 아빠와 딸들이 함께 즐거워하는 장소가 됐습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