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매튜' 최대 피해지역인 아이티 제레미시 주민들이 지난 11일 밤 현지 공립학교에 도착한 구호품 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한기봉·단장 조현삼 목사) 긴급 구호팀이 지난 11~14일 카리브해의 최빈국 아이티를 다녀왔습니다. 이달 초 발생한 초강력 허리케인 ‘매튜’로 1000명 넘게 목숨을 잃었고, 100여만 명이 보금자리를 잃은 곳입니다. 한기봉이 아이티에 발을 디딘 건 5년 전 발생한 대지진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한기봉 긴급 구호팀이 시시각각 보내온 사진으로 ‘짧고 찐했던’ 구호 여정을 따라가봤습니다.
"자~출발하자구!" 지난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전날 태풍 차바 피해지역인 울산 태화종합시장에서 구호활동을 마친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원 6명이 아이티 허리케인 피해 젼장으로 향하기 위해 또 다시 짐을 꾸렸습니다.
"언제쯤 도착할까요..." 13시간을 날아서 도착한 곳은 미국 디트로이트 공항. 여기서 항공편을 갈아타고 다시 3시간을 날아야 목적지에 도착한답니다. 힘을 내야겠어요.
'하늘에서 본 아이티…' 비행기가 땅에 가까워올수록 안타까운 현실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부서진 가옥, 깨진 창문, 넘어진 나무들.. '주님, 이 곳에 긍휼을 베풀어주소서'. 기도가 저절로 나오는군요.
'기봉이의 호위무사들.' 아이티에서 가장 피해가 심한 제레미시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제레미 시장(위)과 지역 경찰서장(아래)을 만났습니다. 구호품을 내려놓을 장소를 마련했고, 구호품이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까지 받았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줄을 서시오~" 지난 11일 밤 11시. 제레미시 공립학교 운동장에 도착한 구호품을 받기 위해 주민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쌀 25kg들이 1000포, 옥수수 25kg들리 100포, 티셔츠 2만장, 식용유 1000통... 주민들은 지구 건너편에서 온 '기봉이'가 준비한 선물들을 기쁘게 받아줬습니다.
'모든 일의 시작은 기도로.' 날이 밝았습니다. 이제는 가가호호 피해 가정을 방문하면서 구호품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기도로 시작합니다. "주님, 오늘도 이 일을 통해서 주님 영광 드러나길 원합니다."
"바쁘다 바빠." 쌀 포대를 짊어졌습니다. 지붕을 수리하는 주민에게, 누군가의 집 앞에 모여 있는 동네 주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고 손도 잡아드렸습니다. 그들의 밝은 모습에 힘을 얻습니다. 구호팀은 바빴지만 마음은 기뻤습니다.
'깜짝 선물이 왔어요~'. 기봉이'를 이끄는 조현삼 목사님이 다 떨어진 런닝을 입은 한 주민에게 다가가 파란색 티셔츠를 건넸습니다. 직접 입어 본 주민은 박수를 치며 좋아합니다. 그의 두 손에 쌀 한포대까지 얹어 드렸습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끼니 걱정은 덜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좋을 수가~" 재난 현장에서 웃음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마음으로 내민 도움의 손길을 덥석 잡아주고 마음을 열어 고마워하는 이들을 보면서 기봉이는 더 감사했습니다. 제레미시 주민들의 미소와 고마운 마음을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쌀과 옥수수, 식용유까지... 온 가족이 머리에 이고 손에 들고 가는 구호품이 무겁겠지요. 하지만 마음은 이전보다 더 가벼워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힘내세요! 한국교회가 여러분과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