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인 건 맞잖아” 재해구호협회 불량 구호품 해명에 공분

입력 2016-10-16 16:29


사진=MBC 뉴스 캡처

전국재해구호협회가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에게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오래되고 상태가 불량한 구호품을 보낸 것으로 드러나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하고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비난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샴푸나 사용하다 만 듯한 비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유통기한이 없는 제품들의 상태가 형편없었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MBC는 지난 13일 태풍 차바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울산에 곰팡이가 슬고 쓰다 만 어처구니 없는 상태의 구호품이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사진=MBC 뉴스 캡처

사진=MBC 뉴스 캡처

사진=MBC 뉴스 캡처

보도에 따르면 칫솔과 치약은 유통기한이 지난 게 수두룩했으며 면도기에는 곰팡이가 슬었다. 생산연도를 알 수 없는 휴지부터 색이 누렇게 바랜 휴지가 낱개로 담겨 있기까지 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가 보내온 3.5t 분량의 150박스 구호품은 대부분 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보도 직후 협회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시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제품을 일일이 언급했다. 칫솔은 유통기한이 별도로 없으며 방송에 노출된 일자는 제조일자라고 해명했다. 


두루마리 화장지와 종이컵도 마찬가지이며 재생지로 만든 제품으로 원래 색상이 미색이어서 사용했던 물건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곰팡이가 슬었다는 면도기는 확인결과 먼지였다고 전했다.

협회는 또 울산으로 보냈던 물품(수건 4550점, 면도기 3610점, 칫솔‧치약 2552점, 세면세트 800점, 칫솔 382점, 종이컴 675점, 화장지 4080점)을 다시 전수 검사한다고 밝혔다. 구호품은 기부자들이 갑작스런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이웃을 돕기 위해 정성과 성의를 갖고 보낸 물품이며 협회는 별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모든 물품을 분류해 선별한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 곳곳에선 관련 영상이 캡처돼 퍼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아파트 경비원에게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이나 먹지 못하는 음식을 줬던 과거 사례를 떠올리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경비원도 모자라 이재민까지 두번 울리냐” “유통기한이 없어도 쓸 수 없는 폐기품인 건 사실 아닌가?” “쓰레기를 이재민한테 준건 사실이니 사과한 거 아닌가?” “협회의 문제인지 기부자들의 문제인지 알 수 없지만 국민성은 최악인 건 기정사실” “협회의 말도 안 되는 변명에 더 화가 치민다”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